두산株, 10억弗 유증에 하한가 속출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 2008.08.29 14:25

"밥캣 인수 재무적 위험 가시화"… 노무라證 "인프라코어 매도"

두산그룹주가 해외계열사에 대한 유상증자 참여에 따른 재무적 위험이 부각되면서 동반 급락하고 있다.

29일 오후 2시4분 현재 두산인프라코어두산은 하한가까지 추락했고 두산중공업도 13.88% 내린 7만9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두산건설도 10% 넘게 하락 중이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은 지난해 두산인프라코어가 밥캣을 인수하면서 설립한 해외 계열사 두산인프라코어 인터내셔널(DII·미국)과 두산 홀딩스 유럽(DHEL·유럽)의 유상증자에 참여키로 했다. 규모는 총 10억달러다.

두산인프라코어가 5억1900만달러, 두산엔진이 4억8100만달러를 출자해 DII의 차입금 29억달러 중 8억달러를 상환하는 데 쓸 예정이다.

이번 증자는 인수차입금 약관상 차입금 규모는 회사가 창출하는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 차감전 이익)의 7배를 넘어서는 안된다는 조항 때문이다.

두산그룹은 밥캣의 실적악화로 DII의 올해 예상 EBITDA를 기존 4억3000달러에서 3억1000달러로 하향조정하면서 이 조항에 맞춰 차입금 규모를 줄이기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증자완료 후 DII의 차입금은 29억달러에서 21억달러로 줄고, 부채비율도 기존 175%에서 93%로 하락하게 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증자에 대해 "그동안 시장에서 우려해왔던 밥캣 인수에 따른 재무적 부담이 표면화됐다"며 당분간 두산인프라코어의 주가가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밥캣의 실적 부진은 차입약관에 따라 곧바로 재무위험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데, 유럽과 미국의 건설 경기 침체로 실적 회복이 쉽지 않아 재무위험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밥캣 인수 당시 조달한 29억달러의 장기차입금에 대한 만기는 2012~2014년 사이에 도래한다. 또 재무적투자자(FI)에게 발행한 8억달러 규모(행사 가능 시점까지 5년간 연9% 이자율 보장)의 전환우선주가 행사가능 시점인 2012년 4분기에 전액 또는 일부 상환 요구될 수 있다.

노무라증권은 "DII의 실적 부진은 재무위험으로 이어져 올해와 내년 뿐 아니라 2010년까지도 두산인프라코어에 도전과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매도'로 하향 조정했다.

양희준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당초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재무적 부담이 표면화됐다"며 "북미와 유럽의 경기침체가 내년까지 이어져 EBITDA가 더 감소할 경우 추가 증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목표주가도 종전 3만2000원에서 2만8000원으로 하향 조정하고, '보유'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강경윤 맥투자자문 주식운용팀장은 "밥캣이 미국과 유럽 건설장비 시장에 노출된 회사이고 건설경기 둔화가 한동안 지속된다고 하면 실적 악화는 불가피하다"며 "이번 유상증자건이 차입약관을 맞추기 위한 것이지만 이후에도 인수 당시 기대했던 영업실적을 달성하기는 힘들어 결국 인수자금에 대한 재무적 위험이 모기업 실적에 마이너스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현욱 KB자산운용 주식운용3팀장은 "한화, 금호, STX 등 다른 그룹들의 M&A 리스크가 부각됐을 당시 주가흐름을 참고 한다면 이번 증자 여파가 오래갈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해외 계열사인 밥켓은 다른 그룹들의 인수건과 달리 투자자들이 재무구조나 영업상황 등 정확한 위험 범위에 대해 실시간으로 알기 어려워 불확실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옥효원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증자는 해외 자회사 추가출자 부담과 DII의 실적 우려를 부각시켜 주가가 추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하지만 추가적인 주가하락시 내년 PER(주가수익비율) 10배 수준인 2만2000원 수준에서는 관심을 가질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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