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KT의 신성장엔진 될까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김은령 기자 | 2008.09.01 08:00

IPTV에 1조6000억원 투자…수익창출 ‘험로’ 예상

성장정체에 빠져 있는 국내 최대의 통신기업 KT가 28일 인터넷TV(IPTV)제공사업 허가신청서를 제출, 방송통신융합시장에 정식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2003년 신 성장사업으로 IPTV 도입을 결정한 이후 5년여 만이다. 아직 지상파방송사 및 주요 복수채널사용사업자들과의 콘텐츠 협상이라는 중대 고비가 남아있지만, KT는 오는 10월부터 주문형비디오(VOD)중심의 프리 IPTV를 넘어 실시간 방송을 포함한 진정한 IPTV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IPTV 상용화 시점이 임박했지만, 여전히 IPTV가 KT의 신 성장엔진 역할을 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IPTV에 1조6000여억원 투입

KT는 IPTV를 통해 PC기반의 인터넷시대를 넘어 TV기반의 새로운 인터넷시대를 만들어간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메가TV를 기반으로 방송 뿐 아니라 교육, T커머스, 문화, 금융, 게임, 광고, 안전건강, 생활정보 등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포석이다.

KT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지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3년간 IPTV, 네트워크, 콘텐츠분야에 총 1조400억원을 쏟아 부었다. 이를 통해 싸이더스FNH, 올리브나인, 나스미디어 등 3개의 관련업체를 인수하는 한편, 댁내광가입자망(FTTH)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KT는 상용화 원년인 올해도 역시 IPTV분야에만 총 6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 IPTV라는 신 성장엔진을 돌리기 위해 올해까지 무려 1조640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감행하는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IPTV 투자는 2001년부터 7년째 매출 12조원 벽을 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올해도 경영목표를 하향조정한 KT 입장에서는 만만치 않은 부담이다.

더구나 지상파방송사들이 막대한 콘텐츠 이용료를 요구하고 있어, 투자부담은 더욱 늘어나거나 아니면 지상파방송 콘텐츠 수급불발로 위성방송 등처럼 시장안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KT IPTV 투자 추이 <자료 : KT>


◇IPTV, 수익창출여부 여전히 미지수


KT가 IPTV에 막대한 투자를 감행한 것은 IPTV가 신 성장엔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그러나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여전히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방송통신융합의 대표적 서비스로 꼽히는 IPTV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지만, IPTV는 기본적으로는 유료방송시장에 새롭게 등장하는 방송플랫폼이다.

1500만 가구를 놓고 유료방송시장의 강자인 케이블TV방송과의 전면전을 펼쳐야한다는 의미다.

2006년 기준 방송시장 규모는 8조3235억원이며, 이중 케이블TV방송시장 규모는 1조8467억원이다.

현행 IPTV법에 따르면 KT는 77개 권역 3분의 1의 시장점유율을 넘어설 수 없다. 이 상태로는 기존 투자비에 추가될 지상파방송 콘텐츠 이용료까지 고려하면 몇 년 내 IPTV사업의 수지를 맞추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설사 시장점유율 규제가 완전히 풀려 KT가 전국 1500만 가구를 모두 가입자로 확보하더라도 매출규모는 기껏 2조원 수준이다. IPTV가 매출규모 12조원에 육박하는 KT의 신성장엔진 역할을 감당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IPTV사업을 이끌어온 방송통신위원회 및 KT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인터넷을 기반으로 새로운 산업들이 등장한 것처럼 IPTV를 통해서도 다양하고 새로운 서비스모델들이 나타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외국의 사례 등을 고려해도 이 같은 기대는 말 그대로 기대일 뿐”이라고 대다수 전문가들은 일축한다.

오랜 성장정체에 시달리고 있는 KT가 앞으로 IPTV사업을 통해 새로운 성장의 날개를 달지, 아니면 와이브로와 같은 또 하나의 짐을 지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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