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브릭스 "에너지 중심 투자로 승부"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 | 2008.09.05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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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27일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상장지수펀드(ETF)인 ‘타이거 브릭스 ETF’(이하 타이거 브릭스)는 증권선물거래소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주당 5210원에 상장된 후 50원(0.98%) 오른 5260원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량도 첫날치곤 비교적 양호한 210여만주를 기록했다.

김승철 미래에셋맵스자산 금융공학팀장은 “첫날 210여만주가 거래되는 등 성공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 증시에 대한 국내투자자들이 관심이 여전히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브라질과 중국증시가 성패 좌우

이날 상장된 타이거 브릭스는 뉴욕은행(The Bank of New York)의 'BRICS Select ADR Index'를 따라서 움직인다. 이 지수는 뉴욕증시에 상장된 브릭스 국가의 90개 종목의 DR(주식예탁증서)로 구성된다. 타이거 브릭스는 이중 85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3개월마다 편입종목 비중을 재조정하는 타이거 브릭스의 6월 말 현재 국가별 비중을 보면 브라질이 가장 높다. 지수 전체의 53%를 차지한다. 다음으로 중국 32%, 인도 10%, 러시아 5% 등의 순이다. ETF 구성종목을 업종별로 분류하면 오일가스(30%), 탄광(13%) 통신(13%) 은행(12%) S/W(5%) 등이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김 팀장은 “오일가스 탄광 등 올해 가격이 급등한 에너지와 상품 종목을 많이 보유한 브라질증시의 비중이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브라질과 중국증시 움직임에 따라 타이거 브릭스의 상승률이 결정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이들 국가의 증시전망을 점치는 것은 어렵지만 중장기 전망은 좋게 본다”고 말했다. 특히 브라질 증시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타이거 브릭스의 투자성패를 결정할 브라질증시는 5월 이후 조정을 받고 있다. 인플레를 잡기 위한 중앙은행 금리 인상과 한때 배럴당 150달러를 넘나들었던 국제유가 조정 등으로 5월2일부터 8월27일까지 -19.9% 하락했다. 시장일각에서는 국제유가가 하락추세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브라질 증시가 상반기 같은 영광을 재현하기 어렵다는 비관론도 제기된다.

하지만 세계적 투자은행인 메릴린치는 이 같은 부정적 견해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지난 8월21일자 보고서를 통해 "지난 몇년간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수혜는 GDP(국내총생산)의 1.2%로 라틴 아메리카 국가 중에서 제일 낮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브라질 경제의 폐쇄성으로 실질 무역의 GDP 성장 기여도가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의 GDP 기여도가 낮아 국제유가 하락이 실질 성장률 둔화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중국증시 더 이상 비싸지 않다

또한 메릴린치는 8월 하순 투자보고서에서 “중국 증시에 대해 비중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베이징 올림픽 이후 중국 정부가 친성장 정책으로 선회할 것으로 기대되고 지난해 10월 이후 주가 급락으로 미국보다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매력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PCA투자신탁운용의 중국 현지 운용사인 CITIC-PCA의 데이빗 유(David Yue) 자산운용본부장도 메릴린치의 이 같은 분석에 동의했다. 그는 8월 27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하반기 중국 기업의 영업이익 증가분까지 감안하면 올해 주가수익배율(PER)은 13배, 주가순자산배율(PBR)은 2.2배"라며 "현재 주가 수준을 감안하면 더 이상의 추가 급락은 제한적"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상반기 상하이 증시의 PER가 미국 유럽 한국 등보다 2~3배 높았지만, 지난해 4분기 이후 계속적으로 낮아져 이들 국가에 비해 결코 고평가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는 또한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면 정부 당국의 물가 억제 정책 역시 완화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통제가 가능해지면 중국은 보다 적극적으로 실효성 높은 거시정책(경기부양책)을 실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릭스펀드보다 환매기간 10여일 빨라

타이거 브릭스는 다른 ETF처럼 저렴한 운용보수를 자랑한다. 운용과 수탁 등 투자자들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0.49%에 불과하다. 국내에서 운용중인 대다수 브릭스펀드의 연간 비용이 2.5%인 것과 비교해서 200bp 이상 저렴하다. 가령 1000만원을 타이거 브릭스에 투자할 경우 해외펀드에 비해 20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는 얘기다.

HTS을 통해 사고 팔 수 있는 거래의 편의성도 타이거 브릭스의 장점이다. 매입 후 기대수익률을 충족하면 HTS를 통해 이익을 실현하면 된다. 현금인출 기간이 짧은 점도 타이거 브릭스의 매력이다. 주식처럼 매도 후 2영업일이 지나면 현금을 인출할 수 있다.

해외펀드가 환매신청 후 8영업일(토일요일까지 포함될 경우 많게는 14일)정도 걸리는 것에 비해 현금인출기간이 매우 짧은 편이다. 여기다 일반 ETF처럼 매매차익에 대해 비과세가 부여된다.

다만 타이거 브릭스는 환헤지를 하지 않아 구조적으로 환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ADR로 구성된 지수를 추종하는 만큼 환율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다. 가령 매수 후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환차익을 얻는다. 반면 매수 후 원/달러 환율이 하락(원화강세)한다면 환차손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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