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왕국, 근본부터 바꾸겠다"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 2008.08.28 17:06

경쟁력 강화위 출범 6개월… 내달 규제일몰제 도입

국가 경쟁력 세계 15위 진입을 목표로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이하 국경위)'가 출범한 지 6개월을 맞았다.

국경위는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는 고질적인 규제를 개혁해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고 '국민생활 불편을 해소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걸었다. 공장 하나 짓는데 인ㆍ허가에만 최장 4년이 걸리고 골프장을 만들려면 770여 개의 관공서 도장이 필요한 '규제왕국'을 근본부터 바꾸겠다고 나선 것.

◇규제 방치하면 후진국으로 전락 = 현재의 규제제도를 방치할 경우 국가경쟁력이 걷잡을 수 없이 떨어질 것이라는 게 국경위의 관측이다.

지난 20년간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은 지속적으로 약화됐다. 80년대 연평균 9.8% 수준이던 실질성장률은 7.5%(1991-1995년)-->4.1%(1996-2000년)--> 4.6%(2001-2007년)으로 떨어졌다.

국가경쟁력 순위도 지난 1997년 세계 30위에서 올해 31위로 제 자리 걸음했다. 같은 기간 중국은 27위에서 17위로, 대만은 23위에서 13위로 도약한 것과 대조적이다.

국경위는 이 같은 경쟁력 약화의 원인을 투자감소로 분석했다. 1990년대 까지만 해도 11% 수준이던 설비투자 증가율이 외환위기를 거쳐 2000년대에는 4.6%대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규제철폐로 투자를 살려야 한다는 게 국경위가 내린 해법이다.

◇국경위, 규제철폐 전도사 = 새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규제완화'와 '경쟁력 강화'를 전담하는 만큼 국경위에는 힘이 실렸다.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규제철폐를 신념으로 하는 이명박 대통령이 매달 직접 회의를 주재하면서 더더욱 그랬다. 이 대통령은 28일 열린 제6차 경쟁력강화 회의에서 "매달 정기적으로 회의를 갖는 것은 국경위가 유일하다"며 "이 정부가 가장 중요시하는 회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사공일 대통령특별보좌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경위는 경제5단체, 규제개혁위원회, 정부 부처를 지휘하며 '범국가적 규제개혁추진시스템'을 구축해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정책마련에 나섰다.


매달 열리는 회의에 파급효과가 크고 여러 부처가 관련된 핵심규제를 안건으로 상정해 개선책을 모색했다. 국경위는 그동안 6차례 회의를 통해 △투자환경개선 △외국인 투자여건 개선 △기업가 정신고양 △금융산업 선진화 등 4개 분야에서 11개 개혁과제를 선정하고 개선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정부 부처가 1517개의 과제를 개선하고 있는데, 7월 말 현재 377개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특히 산업단지 인ㆍ허가 기간을 종전 4년에서 6개월로 단축하고, 문화재 조사제도 를 개선해 각종 사업 승인절차를 간소화했다. 창업절차 간소화, '콘택트 코리아'(Contact Korea)를 운영해 글로벌 고급인력 유치 절차를 간소화 등도 업적으로 평가받는다.

◇규제일몰제 전면 도입 추진 = 국경위는 9월부터 규제일몰제(sun-set law) 도입과 국토이용 효율화, 법ㆍ질서 확립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정부 부처가 규제를 신설할 경우 존속기한을 사전에 규정하는 규제일몰제를 전면 도입하고 효율적 국토이용을 저해하는 수도권 규제와 농지, 산지 등에 대한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기로 했다.

또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 수준인 법ㆍ질서가 평균 수준으로 개선될 경우 매년 0.9% 수준의 추가성장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불법시위 및 불법파업의 근절 등 법ㆍ질서 확립을 위해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같은 규제완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들어 정부 규제가 오히려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국경위의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규개위에 따르면 이날 현재 등록된 정부부처 규제가 5219건으로 지난해 말 보다 105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공일 위원장은 "현 상태에서 특별한 제도개선 노력이 없을 경우 5년 후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은 세계 30위권 수준으로 떨어지고, 잠재성장률도 4%에 그칠 것"이라며 "새 정부가 지속적인 규제개혁을 통해 5년 후에는 잠재성장률 7% 수준 달성과 세계 15위권의 국가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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