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연구원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민주당의 싱크탱크는 2003년 분당 후 열린우리당의 열린정책연구원과 옛 민주당의 국가전략연구소로 나뉘었다. 열린정책연구원은 대통합민주신당 시절 한반도전략연구원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탓에 민주당은 대책 마련에 부심해 오다 합당 뒤 연구소 통합을 시작했다. 오영식 전 의원을 추진위원장으로 내세워 한반도전략연구원과 국가전략연구소를 각각 해산하고 하나의 연구소로 합치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태어난 것이 민주정책연구원이다.
정당의 정책 기능이 중시되면서 국내외를 막론하고 싱크탱크의 역할은 더욱 커졌다. 미국 공화당의 해리티지 재단과 민주당의 브루킹스연구소는 정당의 싱크탱크를 넘어 국가의 '브레인' 역할을 할 정도로 그 위상을 인정받는다.
민주정책연구원으로선 한국판 브루킹스 연구소가 되는 게 목표일 수 있다. 하지만 당장의 '라이벌'이자 '넘어야할 산'은 한나라당의 여의도연구소다.
여의도연구소는 한나라당이 야당이던 시절 당의 싱크탱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연구소는 인재의 산실이기도 했다. 연구소 출신 의원들이 정책통으로 당의 전면에 포진해 있는 게 증거다.
뿐만 아니라 여의도연구소는 대선 기간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당의 선거 전략을 수립하고 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여의도연구소의 성과가 민주정책연구원에게는 훌륭한 벤치마킹 모델이 되는 셈이다.
이날 연구원 창립식엔 김성조 여의도연구소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 소장은 미리 배포한 축사에서 "선의의 경쟁자이자 정책 동반자를 만나게 돼 기쁘다"며 "민주정책연구원이나 여의도연구소 같은 정당연구소가 가치와 철학의 기반을 제공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정책 경쟁을 선도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세균 대표는 축사에서 "야당이 돼 스스로 정책을 만들고 여당과 경쟁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기 때문에 과거보다 훨씬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여당 시절엔 정부의 각 부처에서 지원을 받고 국책 연구기관과도 교류가 있었지만 그런 '혜택'이 사라진 지금 연구원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김효석 원장은 "민주당 재집권에 앞장서겠다"며 "시민사회와 소통과 협력, 정책 연대를 강화하는 등 명실상부한 시민참여형 정책연구소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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