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급등, 금리 한번 더 올리나?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 2008.08.27 15:16
물가와 직결되는 원/달러 환율이 급등함에 따라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를 추가인상할 가능성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2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84.1원으로 장을 마쳤다. 전날보다 5.3원 내렸지만, 지난달 25일(1009.2원)과 비교하면 불과 한달새 74.9원(7.4%) 뛰어오른 수준이다.

한은에 따르면 환율이 1% 오를 때마다 물가는 0.08%포인트 상승하는 효과가 생긴다. 환율이 7% 올랐으니 물가는 0.5∼0.6% 추가로 오를 부담이 생긴 셈이다.

환율이 지금보다 낮았던 지난달에도 수입물가 상승률은 전년동기 대비 50.6%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물가안정을 최우선시하는 한은이 지난 7일 기준금리를 5.25%로 0.25%포인트 올린데 이어 연내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지난 7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 9월에도 만만치 않은 수치가 나올 가능성이 있고, 몇달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 같다"며 물가상승에 대한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한은은 지난 12∼13일에도 '경제주체의 기대변화가 국내경제 및 통화정책에 미친 영향’과 ‘해외 공급충격과 개방경제의 최적 금리준칙'이라는 보고서를 잇따라 발표하며 물가상승 국면에서 금리인상의 당위성을 거듭 강조했다.

특히 한은은 환율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높은 비중을 두고 있다. 이 총재는 지난 5월 "전체적으로 우리 경제를 보면 유가보다 환율의 영향력이 더 크다"며 "1조달러 정도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입이 4000억달러 규모인데, 이 수입품들이 모두 환율의 영향을 받는다"고 말한 바 있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물가상승세가 8월 이후에는 꺾일 것으로 전망했는데, 환율 급등의 영향으로 높은 상승률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환율이 일시적으로 오르는 게 아니라면 금리를 통해 물가상승을 방어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추가 금리인상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어 한은이 연내 추가 금리인상을 추진할 경우 양측 간 조율이 이뤄질지 여부도 변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내수부진이 심각하고,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꼭 금리를 더 올려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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