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위장' 30대 여성 남파간첩 적발

머니투데이 서동욱 기자 | 2008.08.27 15:02

육군 대위 등 性로비...한국판 '마타하리' 충격

탈북자를 위장해 국내에 잠입, 간첩활동을 해 온 30대 여성간첩이 적발됐다.

지난 10년 간 남파간첩이 적발된 것은 정경학(재판 중)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2001년 남파된 이 여성은, 성을 매개로 간첩활동을 벌여온 것으로 조사됐으며 간첩 신분을 알고 있던 현역 육군 장교와 연인 관계인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이번 사건을 수사한 수원지검, 경기지방경찰청, 국군기무사령부, 국가정보원 경기지부는 여성간첩 원정화(34)를 국가보안법 상 간첩 및 특수 잠입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합동수사부는 원씨의 신분을 알고도 신고를 하지 않고, 탈북자 명단 등을 제공한 혐의(간첩방조 등)로 원씨의 연인인 육군 대위 황모씨(26)와 원씨에게 공작을 지시한 남파 간첩 김모씨(63)도 구속했다.

합수부에 따르면 원정화는 1989년부터 92년까지 북한 특수부대에서 남파공작 훈련을 받다 부상을 입고 의병 제대를 했다.

이후 북한에서 절도행각을 벌이다 교화소(교도소) 등을 전전한 원정화는 98년 공작원으로 변신, 99년부터 2001년까지 중국에서 공작원으로 활동했고 이 기간 중국에 있는 탈북자와 남한사업가 100여명을 납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남한 침투 지령을 받은 원정화는 조선족으로 위장, 2001년 10월 국내에 잠입했고 2002년부터 2006년까지 14회에 걸쳐 중국으로 출국, 중국에 있는 북한 보위부를 방문해 국내 활동상황 등을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원정화는 탈북자 단체 간부와 군 정보요원들과도 접촉해 북한 노동당 비서로 귀순한 황장엽 씨 등 중요 인물의 위치를 파악하는 한편 탈북자 출신 안보강사들의 명단도 빼돌렸다고 수사부는 전했다.

특히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군사 기밀과 탈북자 정보를 관리하는 남성들에게 접근했으며 구속된 황 대위와는 동거까지 하는 등 간첩 공작을 위해 '성'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원정화는 정부의 대북 정보요원들을 살해하라는 지시와 함께 암살 도구인 독약과 독침 등을 북측에서 건네받아 실제로 암살을 준비했었다고 합수부는 밝혔다.

황 대위는 공작원 신분을 알고 있었지만 이를 숨겼고 탈북자 명단을 제공하는가 하면 대북보고용 서류 등을 폐기처분한 것으로 밝혀졌다.

함께 구속된 김씨는 1999년 중국으로 위장 탈북해 현지에서 간첩활동을 하다 2006년 말 캄보디아를 통해 입국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사건은 탈북자 출신 여성이 대북 무역에도 관여하고 군 장교들과 교제한다는 첩보가 입수돼 경찰이 3년간 내사를 벌여왔으며, 검찰과 국정원 수사요원 등이 대거 투입돼 사건 전모가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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