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위해 먹지 말고 먹기 위해 살아라

김수미 엔터웨이파트너스 컨설턴트(차장) | 2008.08.27 12:28

[경력관리 A to Z]휴테크의 중요성에 대해

일하는 거 못지 않게 중요한 게 노는 것이고 쉬는 것이다. 과거와 달리 요즘의 직장인들에게는 여러 형태의 휴가가 주어지고 있다.

필자는 연초에 여러 계획을 세우면서 휴가계획도 같이 세운다. 휴가 때 무엇을 할 것인지, 어디서 보낼 것인지를 결정하면 그에 맞는 예산을 세우고 예산 마련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세운다. 그렇다고 호사스러운 휴가를 계획하지는 않는다.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만약 예산이 생각보다 많이 필요하게 될 경우에는 생활비를 아낀다. 예를 들어 점심을 사먹는 대신 도시락을 먹는다든지 한다. 누가 이런 필자를 본다면 일하러 회사에 다니는 것인지 아니면 휴가를 즐기기 위해 회사를 다니는 것인지 참으로 의아해 할 것이다. 그렇다고 휴가 때문에 회사 일을 등한시 하는 일은 결코 없다. 반대로 멋진 휴가를 기대하며 더욱 열심히 일하게 된다.
 
2003년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휴가와 관련된 흥미로운 분석을 내 놓은 적이 있다. '휴식'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차이가 유럽과 미국의 경제력을 구조적으로 차이 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인들은 연간 14일의 휴가를 사용하는 반면 유럽인들은 최소 한 달 이상(평균 6주) 휴가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를 당연시 여기고 있다. 이탈리아의 경우 8월 휴가철이면 거의 모든 상점이 문을 닫는다고 할 만큼 전 국민이 휴가에 몰입해 이탈리아 달력에는 8월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는 게 이코노미스트의 설명이다.
 
이렇게 발달된 유럽의 휴가문화는 유럽 경제의 핵심이기도 하다. 해마다 많은 외국 관광객들이 유럽을 찾고 있으며, 유럽 내에서도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 세계 관광산업의 58%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휴가 문화가 유럽 경제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매우 크다.

그렇다고 유럽인들의 노동 생산성이 낮은 것도 아니다. 세계 각국 1인당 국민소득 1위에서 10위까지의 국가들 중에 카타르와 미국을 제외한 8개 국가가 유럽이다(참고로 한국은 36위다).

 
유럽인은 휴가를 가기 위해 일하고, 미국인은 일하기 위해 휴가를 간다고 한다. 이는 곧 삶의 무게를 어디에 두느냐의 차이다. 그렇다면 한국인에게 휴가는 어떤 의미일까? 필자의 중학교 때 영어 선생님 말씀이 새삼 떠오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기 위해 먹지만, 그는 먹기 위해 산다고 했다. 살기 위해 먹는 것은 그 목적이 사는 것에 있으므로 죽지 않을 정도로 아무거나 먹어도 상관없겠지만, 먹기 위해 사는 것은 좀 더 맛있고 좋은 것을 먹는 것이 목적이기에 열심히 일하고 돈도 벌어야 하는 것이라고.

그래서 그는 맛있고 좋은 그리고 비싼 것을 먹기 위해 열심히 산다고 했다. 어린 나이였지만 필자는 그 말이 좀처럼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고 지금도 그 말에 100% 공감하며 먹기 위해(?) 살고 있다.
 
신문에서 지난해 한국인의 여행수지가 150억9000만 달러 적자라는 기사를 보았다. 이는 소득수준에 비해 해외여행을 지나치게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반대로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 관광객이 적다는 얘기와도 같다.

어찌 보면 이는 해외여행을 하는 국민을 탓할 게 아니라 외국 관광객을 유치하지 못하는 국가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아닐까. 또한 여행을 그 비용으로 평가하기보다 그 질로 평가할 수는 없는 것일까. 앞으로는 단순한 수치로 나타나는 해외여행 경비에 대한 것이 아닌 우리 국민의 해외여행 질이 얼마나 높아졌는지에 대한 기사를 볼 수 있길 바란다.
 
휴가란 며칠을 쉬고 얼마를 쓰고, 또 어디로 가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일을 할 때 계획을 세워야 확실하고 제대로 일을 진행할 수 있듯 휴가 역시 일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계획적인 휴식은 후유증을 낳기보다 삶의 재충전의 에너지로 보다 활기찬 직장생활의 바탕이 된다고 생각한다. 계획 없는 휴식은 내일을 위한 재충전이 아니라 어제보다 더욱 못한 내일을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www.nterw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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