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建, 부산서 고전 '고분양가의 실패'

더벨 최명용 기자 | 2008.08.27 14:30

[위기의 주택건설사]②연산동사업장 떠안으며 대규모 차입

이 기사는 08월26일(18:3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포항제철을 모태로 성장한 포스코건설은 그동안 포항과 부산 등 경남지역에서 승승장구했다. 불패신화라 할만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부산과 악연의 시작? 고분양가로 분양 참패

포스코건설은 올해 초 부산 연산동 재개발 사업 시행권을 떠안았다. 연산동사업은 6900억원, 1429가구에 달하는 대단지 재개발 프로젝트다.

시행권을 갖고 있던 시행사 유시디란의 대표 김상진씨가 로비 사건에 연루되면서 이자 지급을 하지 못했고, 지급보증을 했던 포스코건설이 해당 부지를 대신 매입했다. 토지매입대금 2650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2000억원(3월말 단기차입 2267억원)의 차입금도 급히 조달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2004년에도 시공을 맡았던 부산 서면 피에스타 복합상가를 떠안은 적이 있다. 시행사(RDS)가 부도를 내면서 사업권을 인수할 수밖에 없었다.

부산 서면에선 분양에 참패했다. 지난해 6월 분양한 서면 더샵센트럴스타 사업장은 1360가구를 분양했으나 분양률이 43.3%에 그쳤다(2007년말). 부동산 경기가 최악인 부산에서 고급아파트를 표방하며 고분양가를 책정한 게 패착이었다.

128.93㎡(38평형)부터 228.10㎡(70평) 규모로 분양하는데 가구당 분양가는 4억5000만원부터 9억9310만원 수준이다. 3.3㎡(평)당 1100만원의 분양가는 부산에서 통하기 힘든 가격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인근지역인 연산동에서 분양한 GS건설의 연산자이도 분양가가 970만원대 수준이었다.

더샵센트럴스타 사업장은 와인강좌 등 고급문화 이벤트를 벌이며 수차례 재분양을 한 끝에 8월 현재 57%까지 분양율을 높였다. 그러나 여전히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더샵센트럴스타 사업은 시행사 센트럴스타부동산개발을 통해 ABCP 2250억원을 발행했다. 미분양이 해소되지 못하면 해당 ABCP가 모두 포스코건설의 부담으로 이어질 소지가 크다.

내년 하반기로 예정돼 있는 연산동 재개발 사업도 이 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포스코건설은 이미 땅값으로 2650억원을 썼다. 각종 사업비와 공사 지연에 따른 비용 부담 등을 감안하면 고분양가가 불가피하다. 부산에서 고분양가로 분양에 나섰다간 대규모 미분양이 뻔하다.



◇송도에서 희망을 ?

서면 더샵 센트럴스타를 제외하면 포스코건설의 주택 청약률은 비교적 양호하다. 현재 분양중인 가구수는 7398개 중 미분양은 1453가구로 19.6%의 미분양율을 보인다. 서면더샵센트럴스타를 제외하면 6038가구 중 미분양 873가구로 미분양율이 14.5%까지 내려간다. 경쟁 업체와 비교하면 양호한 성적이다.

기댈 언덕도 있다. 포스코건설은 송도신도시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송도신도시 사업은 총 공사비 24조원의 대규모 프로젝트다. 포스코건설은 미국 게일과 함께 7대 3의 비율로 이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2013년까지 매년 5000억원 내외의 매출과 총 마진 35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총 시행이익 1조1215억원의 중 지분율 30%에 해당하는 3353억원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침체가 더욱 심해져 송도신도시사업이 어려움을 겪게 된다면 또 다른 균열을 겪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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