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염탐? 1위를 뭘로 보고" 발끈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 2008.08.27 10:59

대우조선 인수전 참여 부정적 평가 일축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이하 대우조선) 인수전에 전격 뛰어듦에 따라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까지 시장평가는 싸늘한 편이다. 독과점 문제, 조선경기 하락에 따른 리스크 증폭을 문제 삼는다. 증권가는 물론 조선업계에서도 부정적인 판단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측은 이 같은 부정판단에 대해 "한마디로 근거 없는 폄훼에 불과하다"고 일축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의도가 미심쩍다
심지어 현대중공업의 의도를 불순하게 보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대우조선의 몸값을 높여 최종 인수업체에 부담을 주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도 있다. 또 인수 참여 후 대우조선을 '염탐'하는 기회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27일 "현대중공업이 비조선 부문에 투자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결론 내렸다. 송재학 애널리스트는 "현대중공업측은 자사가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다른 비조선사보다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최근 중장기 세계 조선산업 사이클의 하락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는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 가능성은 낮지만 현대중공업이 예비입찰을 통해 실사에 참여, 경쟁업체인 대우조선의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봤다.

본입찰까지 가지 않을 것이다
조선업계는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참여에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다. 세계 1위 업체인 현대중공업이 세계 3위인 대우조선을 인수할 경우 '공룡 조선사'가 탄생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대중공업은 이미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는데, 대우조선까지 가져가면 상대하기 더욱 버거운 '골리앗'이 출현할 것으로 우려한다. 특히 2위 업체인 삼성중공업에 큰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선업계 고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무엇보다 구매력 강화에서 시너지 효과를 얻게 될 것"이라며 "이럴 경우 삼성중공업 등 다른 국내외 조선업체들은 늘 현대중공업의 눈치를 보면서 선가를 낮추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글로벌 경제 둔화로 물동량이 줄고, 선박수주도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며 "조선업종의 경우 덩치가 커질수록 경기둔화에 대한 대처능력이 떨어지게 되는데, 이것을 현대중공업이 모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구매 및 관리 통합을 통한 비용 절감, 구매력 증가에 따른 선가인하 여력 등을 제외하면 다른 시너지 창출은 없을 수도 있다"며 "이렇기 때문에 끝까지 가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적의 동태를 파악하고, 최종 인수할 업체에 부담을 가중시키는 '양동작전'을 펼친 뒤 유유히 손을 뗄 것이란 예측은 근거가 있다는 얘기다.

세계 1위 업체를 폄훼하지 마라
현대중공업 측은 이에 대해 "근거도 없는 억측과 비방에 불과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찔러보기', '염탐' 등 온갖 방식으로 몰아세우고 있는데, 세계 1위 회사가 과연 이 같은 경영전략을 펼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국가대표급 회사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인수전에 뛰어들어 그런 식으로 행동할 것이란 생각 자체가 어이없다"며 "대우조선이 핵심기술을 실사 과정에서 모두 오픈하지 않을 것이고, 원가 등 대부분의 내용은 이미 업계에서 공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은 미래수익 창출을 위해 사업다각화를 추진해 왔는데, 이것의 핵심은 수직 다각화"라며 "대우조선 인수전 참여는 현대중공업의 성장전략에 부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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