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악화, 건설부동산PF 강타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 2008.08.27 16:48
공모형PF개발사업과 민자SOC사업은 건설사와 금융권 모두 투자상품으로 각광을 받아왔다.

공모형PF개발사업은 신도시내 노른자위인 중심상업용지에 주상복합아파트와 상업시설을 공급하는 것이어서 상품성이 뛰어나다. 민자SOC사업도 통행량이 당초 계획보다 적을 경우 손실을 정부가 30년간 보장해 주는데다 통행료 수입이 발생해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부동산시장이 침체되고 금융시장이 악화되면서 이같은 대형 프로젝트 사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공모형PF사업 위기 노출
작년 하반기 롯데건설 컨소시엄이 사업자로 선정된 판교 알파돔은 금융협상이 시작된 지 4개월이 지나도록 답보상태다. 보통 1~2개월이면 끝나던 금융협상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

금융권은 건설사에 지급보증+a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중 a는 전례없는 배당수익 명문화와 금융권 투입자본에 대한 이자를 건설사가 부담하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리는 사업자 선정때보가 2% 가량 오른 8%를 훌쩍 넘었고 수주전 당시 경쟁과열로 땅값도 2조원을 넘었다. 은행권에 자금이 고갈된 상황에서 당장 땅값조차 내기도 어렵다. 여기에 각 금융기관이 조달 가능한 자금도 당초 계획의 10분의 1로 줄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 은행권은 자금 고갈이 심각한 수준이고 리스크관리를 강화하면서 요구수준이 높아지고 있지만 금융기관이 조달할 수 있는 한도는 줄고 있어 어쩔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판교 알파돔 이후 사업자를 선정한 파주운정, 남양주별내, 상암DMC 랜드마크빌딩 PF개발사업 등으로 확산될 조짐이라는 점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금융시장 악화로 금융권이 재무적투자자가 아닌 단순 대출자 내지 보증사업자로 전락하고 있다"며 "리스크 증대와 금융시장 악화로 추가 신용공여 요구가 거세지고 있어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민자SOC는 MRG폐지로 타격
민자SOC는 평택~시흥간 도로부터 MRG가 폐지되면서 금융권의 보수적인 투자행태가 이어지고 있다. MRG가 폐지된 민자도로는 현재 금융약정 협상이 진행중인 평택~시흥을 포함 10건에 달한다.


평택~시흥은 지난 3월말 3개월안에 약정 체결을 조건으로 실시계획 승인을 받았지만 한라건설과 농협간 금융약정 협상은 추가자금보충을 놓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무산됐다. 결국 실시협약에 보장된 3개월의 하자치유기간을 활용, 재협상에 나섰고 금융약정 체결 무산을 우려한 국토부는 기한내에 약정을 체결하지 못할 경우 실시협약을 해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사실상 사업권을 박탈하겠다는 통보였고 결국 양측은 건설사가 12년간 900억원을 추가보충하는데 잠정 협의했다. 정부가 보장하지 않는 MRG를 건설사가 보장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상황이 종료된 건 아니다. 7088억원에 달하는 사업비중 선순위대출을 제외한 나머지에 대해 신디케이트론을 모집해야 한다. 현 금융시장에서는 쉽지 않다는 게 금융권 시각이다.

다른 민자도로도 비슷한 상황이다. 대한건설협회 자료에 따르면 A사업은 금융권이 금리를 종전 7%에서 8%로 1%p 인상하고 실제수요가 예측수요의 80%면 1300억원, 50%면 2900억원을 건설사가 부담할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 사업의 총사업비가 7000억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남 규모다. 많은 사업이 이견을 좁혔다고 밝히고 있지만 쉽게 접점을 찾지 못하는 이유다.

◇대규모 국책사업 공전 위기
공모형PF개발사업과 민자SOC사업의 금융협상이 지연될수록 사업 지연도 불가피하다.

공모형PF사업은 신도시 중심상업용지를 종전 난개발을 유도했던 필지 매각방식에서 벗어나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체계적으로 개발하는 게 목적이었다.

그러나 지금처럼 금융협상이 장기화될 경우 입주민들의 불편은 불보듯 뻔하다는게 부동산개발업계의 지적이다. 한 개발업체 관계자는 "PF개발사업은 공공택지에 민간자본을 유치하는 것이어서 공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한다"며 "입주와 완공 시점을 맞춰야 하지만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결국 상업시설 공동화를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민자SOC사업은 정부가 발표한 '수도권 고속도로 실행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해당 노선들이 제2외곽순환도로의 핵심노선에 포함되기 때문.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금융조달부터 건설, 운영까지 모든 것이 사업 추진에 발목을 잡고 있다"며 "혹시라도 사업권을 박탈당하지 않기 위해 자금보충을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결국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싸구려 중국산' 무시하다 큰 코…이미 곳곳서 한국 제친 지 오래
  2. 2 "결혼 누구랑? 어떻게 그럴 수 있어" 허웅이 남긴 '미련문자' 공개
  3. 3 제복 입고 수감자와 성관계…유부녀 교도관 영상에 영국 '발칵'
  4. 4 허웅 "치료비 달라는 거구나"…"아이 떠올라 괴롭다"는 전 여친에 한 말
  5. 5 "보는 사람 없어, 한 번만"…알바생 수차례 성폭력한 편의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