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팔기로 한 애널리스트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 2008.08.27 08:07

[개장전]부동산가격 하락시 코스피 1200도 장담못해

미국 금융주가 종잡을 수 없이 널뛰기를 반복하고 있다.
AIG(4.6%), 아멕스(0.6%), BOA(0.2%), 씨티(1.3%), JP모간(1.3%) 등 다우지수 30종목에 속한 금융주가 전날과 반대로 모두 상승했다.

파산 위기에 몰리면서 최근 미국 금융업종에 일대 타격을 가한 양대 모기지 업체는 연일 상승했다.
패니매는 8.3% 상승하며 나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고 프레디맥은 전날 7일만에 17.1% 급등한 데 이어 20.7% 추가 급등했다.
채권보증회사인 암박은 하루만에 상승반전했고 MBIA는 3일 연속 상승했다.

지난 11일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우선주 및 후순위채권 투자등급을 AA-에서 A-로 낮췄던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이를 다시 BBB-와 BBB+ 낮추고 재무건정성 등급을 A에서 A-로 하향했다.

신용평가사의 등급 강등 러시가 여전한 반면 해당 모기지업체의 주가는 일단 반등세로 전환하는 등 뒤죽박죽인 상황이다.

미국 7월 기존주택판매와 신규주택판매는 각각 3.1%와 2.4% 증가했다. 주택가격이 폭락한 뒤 저가매수자가 등장하며 최근 주택판매건수가 반복해서 증가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이는 미증시를 추락시킨 주택경기가 바닥에 다가서고 있다는 방증이 될 수 있다. 주택가격이 바닥을 쳤다면 모기지업체나 채권보증회사의 문제에 끝이 보이게 되며 투자은행 및 상업은행의 부실자산 상각도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다고 볼 수 있는 일이다.

이는 미증시의 상승을 의미할 수 있다. S&P500 기업의 순이익이 4분기 연속 떨어진 뒤 오는 3분기부터 처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기업이익 증가반전이 확실시된다면 주가는 미리 상승세의 고삐를 당길 수 있다.

그러나 주택가격 바닥을 논하는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이제서야 주택가격 하강을 얘기하고 있다.

최근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만나보면 증시보다는 부동산 문제에 더 관심을 쏟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된다.

일부 애널들은 보유하고 있는 아파트를 이미 처분했거나 처분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이는 코스피증시에 대한 답을 내렸다는 점을 의미한다.
이들의 견해를 종합해보면 1500선까지 밀린 코스피가 상승할 가능성보다는 부동산가격 하락과 함께 1200대까지 한단계 더 레벨을 낮추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결론이 내려진다.

지난 2004년 이후 한국 부동산 가격 상승이 글로벌 동향을 추종했는데 미국과 유럽은 물론 중국 부동산 가격까지 하락하는 마당에 한국 부동산시장 혼자 디커플링을 보일 수는 없다는 게 가장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분석의 기반이다.

DTI(총부채상환비율)와 LTV(담보인정비율) 등 규제조치가 취해지면서 미국과 같은 서브프라임 위기에는 이르지 않지만 투기 목적으로 레버리지를 일으켜 부동산을 매입한 세력이 적지 않기 때문에 결국 한국에도 어느 정도의 부동산 거품 붕괴는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한 연구원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보유하고 있는 아파트를 팔고 전세로 갈아타기로 했다"면서 "증시가 상승국면으로 전환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자산 슬림화에 역점을 두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개인이 할 수 있는 자산 슬림화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부동산임을 감안한다면 보다 처분이 용이한 자산인 주식과 펀드를 어떻게 했는지는 굳이 묻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총 자산의 80%가 투입된 아파트를 처분하는 마당에 다른 어떤 자산에 투자를 한다는 것은 어려운 얘기기 때문이다.

미국처럼 부동산가격 하락이 시작되면서 코스피지수가 레벨을 낮출 것인지 아니면 증시를 지탱하기 위해서라도 부동산 가격 하락을 막는 조치가 취해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젠 부동산시장이 증시를 좌우하는 가장 큰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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