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엇갈린 '재료'에 오락가락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8.08.27 06:39

주택·소비 '기대이상', 금융불안·유가상승 '투심 위축'

미 증시 주요지수가 등락을 거듭한 끝에 엇갈린 걸음을 했다.

2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26.62포인트(0.23%) 상승한 1만1412.87로 마감했다.
S&P500지수도 4.67포인트(0.37%) 오른 1271.51을 기록했다.
반면 나스닥지수는 3.62포인트(0.15%) 떨어진 2361.97로 장을 마쳤다.

경기 관련 지표는 엇갈렸다.
이날 미국의 민간 조사기관인 컨퍼런스보드는 미국의 8월 소비자신뢰지수가 56.9로 상승, 예상치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2분기 집값 하락세는 다소 완화됐다. S&P/케이스-실러지수는 지난 2분기중 전분기에 비해 2.3% 하락했다. 1분기 집값 하락률은 6.8%였다.
7월 신규 주택 판매도 2.4% 증가한 51만5000건(연율)을 기록,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었다.

그러나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가 이날 오후 발표한 8월 FOMC의사록에서 위원들이 내년 상반기에도 미국경제가 잠재성장률을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비관하면서 경기우려가 확산됐다.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미국 은행 및 저축은행 가운데 117개가 '부실'상태에 놓였으며 2분기 은행권 순익이 86% 급감했다고 발표한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허리케인 구스타프가 정유시설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16달러선으로 상승, 증시에 부담이 됐다. 그러나 유가반등으로 에너지 관련주가 상승하면서 증시를 지탱했다.

◇유가 반등, 에너지 관련주 강세

허리케인으로 인한 생산차질 우려와 그루지야 긴장 지속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16달러 이상으로 반등했다.

S&P500 업종지수 가운데 에너지 업종의 주가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미국 최대 정유사인 엑슨모빌이 1.6% 상승했고, 2위업체 셰브론도 0.3% 상승했다.
유가상승으로 자동차 항공 관련주는 약세를 보였으나 에너지주 강세로 미 증시가 지지력을 얻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1.16달러(1%) 오른 116.27달러로 마감했다.

열대성 폭풍에서 허리케인으로 발달한 구스타프는 이번 주말 멕시코만 정유시설 일대로 다가설 것으로 미국 기상전문가들은 예측했다.

러시아가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 등 그루지야 내 친러 자치공화국에 대한 독립을 공식 인정했다는 소식도 유가를 자극시켰다.

2% 이상 반등, 배럴당 117.50달러까지 도달했던 유가는 수요 둔화 전망이 부각되면서 장후반들어 상승폭이 줄었다.

미 에너지정보국(EIA)은 이날 지난 6월 미국의 원유수요를 측정하는 지표인 원유 관련 제품 공급량이 하루 1955만3000배럴로 전년동기 2073만7000배럴에 비해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패니-프레디 AIG, 강세..금융주 우려감

금융시장 경색에 대한 우려확산에도 불구, 금융주는 전반적으로 강세를 유지했다.
전날 금융주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동력이 됐다. 씨티 1.31%, J.P모간 1.33%, 리먼 브러더스 4.31% 각각 올랐다.

전날 미 증시 급락세를 주도했던 세계 최대 보험사 AIG는 하루만에 4.6% 상승세로 돌아섰다. 전날 하락이 과도했다는 저가매수 심리가 주가를 밀어올렸다.
전날 프레디 맥의 20억달러 채권발행을 계기로 독자 생존 가능성이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는 패니 매와 프레디 맥 주가도 각각 8.5%, 20.7% 급등했다.

이날 미 연방 예금보험공사(FDIC)는 FDIC에 따르면 예금보험 대상인 8600개 은행 및 저축은행의 2분기(4-6월) 순익은 50억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 368억달러에서 86%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1991년 이후 두번째로 적은 순익규모이다.

아울러 117개 은행이 자산건전성 기준을 맞추지 못해 '부실 금융기관'범주에 들어간 상태라고 밝혔다. 이는 1분기 말의 90개에 비해 27개가 늘어난 것이며 2003년 이후 5년만에 최대 수치라고 덧붙였다.

◇ 달러 반등..유럽 지표 부진, 美 지표는 양호

유가상승에도 불구, 유럽 지역의 부진한 경기지표로 인해 달러화는 주요 통화대비 강세를 지속했다.
26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오후 4시38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1.01센트(0.68%) 하락(달러가치 상승)한 1.4653달러를 기록했다. 유가가 상승세로 돌아섰음에도 불구하고, 한때 지난 2월이후 6개월만에 최저치인 1.4571달러선까지 하락하는 등 달러강세가 이어졌다.
달러/파운드 환율은 0.74% 하락했다.

이날 독일 6대 연구소중 하나인 뮌헨의 Ifo연구소는 26일 8월 기업 신뢰지수가 7월의 97.5에서 94.8로 하락, 최근 3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엔/달러 환율도 0.34엔(0.31%) 상승(엔화가치 하락)한 109.64엔으로 마감했다.

반면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기지표는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미국의 민간 조사기관인 컨퍼런스보드는 미국의 8월 소비자신뢰지수가 56.9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소비자신뢰지수는 51.9, 전문가 예상치는 53이었다. 국제유가가 7월 중순부터 급락세로 돌아서자 소비 심리가 다소 회복될 것으로 풀이됐다.

미국의 2분기 집값 하락세가 다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나며 주택시장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신용평가사인 S&P는 미국 주택 가격을 나타내는 'S&P/케이스-실러지수'가 지난 2분기중 전분기에 비해 2.3%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1분기 집값 하락률 6.8%보다 완화된 것이다.

미국의 20대 주요 대도시 집값(S&P/케이스실러 20지수)은 지난 6월 일년전에 비해 15.9% 하락했다. 예상치는 16.2% 하락이었다. 월간 조사가 시작된 2002년 이후 가장 큰 하락률이었지만 이 역시 예상보다는 나았다.

미상무부가 7월 신규 주택 판매는 2.4% 증가한 51만5000건(연율)으로 나타난 것이다. 호전된 주택판매는 전달의 신규 판매가 17년 이래 최저치인 50만3000건으로 수정된 영향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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