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前한은총재 "외환보유액 매각은 위험"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 2008.08.26 08:08

"잘못하면 해외투기자본 먹잇감… 제2의 외환위기 초래할 수도"

외환보유액을 매각해 환율안정을 꾀하는 방식의 외환정책이 결국 큰 화를 부를 수 있다는 전임 중앙은행 총재의 지적이 나왔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26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정부 및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을 팔아 환율을 내리려 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것"이라며 "잘못하면 해외투기자본의 먹잇감이 될 수 있고, 제2의 외환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박 전 총재는 "세계경제 동반 하락으로 안전자산 선호심리에 따른 달러화 강세와 해외자본의 투자회수, 그리고 경상수지 적자로 인한 외환보유액 감소 등 정부가 정책을 펴나가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무엇보다 펀더멘탈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치솟고 있는 금리에 대해 그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전 총재는 "일부 대출금리가 10%대 육박하고 있는데 이는 경기침체로 자금수요가 늘어 금리가 올라간 것"이라며 "환율이 오르고 국제수지가 나빠지고 물가 오르는 것을 감안할 때 고금리 유지는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쓴 소리를 했다. 박 전 총재는 "정부가 정책을 펴는데 좀 더 신중했으면 한다"며 "건설경기 부양책의 경우 이해는 되지만 건설경기와 집값이 함께 가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전 총재는 "집값이 안정된 현 상태가 정상"이라며 "건설경기를 여기에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종합부동산세 유지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박 전 총재는 "종부세를 징벌적 세금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는 경제구조, 합리적 자원배분 등을 위해 꼭 필요하므로 정부가 이를 건들여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박 전 총재는 바람직한 경제정책에 대해 "정부가 성장드라이브 정책을 추진하되, 양극화 현상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서민생활을 배려하는 절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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