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버팀목' 수출마저 둔화되나

양영권,이상배 기자 | 2008.08.26 09:11

세계경제 올 2%대 성장 전망..월수출 증가율 한자릿수 우려

내수 부진이 심각한 가운데 그동안 경제 버팀목 역할을 해온 수출마저 증가율이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25일 "해외 경제성장률이 떨어지고 있어 수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주시하고 있다"며 "세계 경제 둔화로 수출 증가율이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은 2.7%에 머물러 지난해 3.7%에 비해 크게 둔화될 전망이다. 특히 하반기로 갈수록 둔화 폭이 커질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유럽연합(EU)은 지난 2분기 이미 마이너스 성장에 접어들었으며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럽의 성장률이 3분기 중 추가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도 올 4분기 중 마이너스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이었던 중국도 베이징 올림픽 직후 투자 둔화에 따른 성장률 하락 우려가 높다.

지경부 관계자는 "당초 올 하반기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 상대국인 미국, 중국 등 15개국의 경제성장률 평균을 3.8%로 예상했다"며 "그러나 성장률이 예상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주의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 유가 하락도 수출에는 오히려 악재로 작용한다. 원유를 재료로 하는 석유화학 제품들의 수출 단가도 함께 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수출증가율이 32%라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석유제품 수출 단가가 비쌌던 덕이 컸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 등 개도국에서 내구재 수요가 둔화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고 유가 하락으로 석유화학 제품의 수출단가로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올 4분기 중 월별 수출 증가율이 한자리 수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월별 수출 증가율(전년동월 대비)은 추석 연휴가 낀 지난해 9월(-1.1%)을 제외하고는 지난 2006년 2월 이후 2년6개월 동안 줄곧 두자리수 이상을 유지해왔다. 최근 원/달러 환율의 급등이 국내 제품의 가격경쟁력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이는 원화만의 평가 절하가 아닌 글로벌 강달러가 원인인 만큼 수출 증가에는 별다른 보탬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경부 관계자는 "최근 환율이 크게 오르고는 있지만 엔화, 위안화 등 경쟁국의 통화도 달러화 대비 비슷하게 움직이고 있어 의미가 없다"며 "또 최근에는 환율이 기업 채산성에만 영향을 미칠 뿐 수출액에는 큰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수출 증가율이 둔화될 경우 지난 7월 하향 조정한 올해 '4%대 후반' 성장률 달성도 불투명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오물만 들어 있는게 아니었어?...북한이 띄운 풍선 만지면 벌어지는 일
  2. 2 '사생활 논란' 허웅 측, 故이선균 언급하더니 "사과드린다"
  3. 3 손웅정 변호사에 '1억 리베이트' 제안한 학부모… "형사 문제될 수도"
  4. 4 마이클 잭슨, 사망 당시 '7000억' 빚더미…"장난감에 큰 돈 써"
  5. 5 '드릉드릉'이 뭐길래?…임영웅, 유튜브에서 썼다가 댓글 테러 폭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