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마지막 보루, 수출도 하반기 둔화 뚜렷

여한구.이학렬 기자 | 2008.08.26 09:16
-글로벌 경기둔화 직격탄
-중국 수출도 올림픽 후유증으로 타격 전망
-반도체.자동차 등 수출주력품목 고전

물가와 소비, 투자, 고용 등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버팀목이었던 수출마저 올 하반기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수출 증가율마저 꺾이면 이미 어려운 한국 경제는 더 깊은 나락으로 빠져들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 휘청, 중국도 불안=미국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올 2분기 1.9% 성장하는데 그쳤다. 미국은 리먼브러더스 등 대형 투자은행의 부실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어 조만간 경제의 급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국내 수출이 가장 많은 중국도 하반기 성장 둔화가 불가피하다. 베이징 올림픽 이후 고정투자 감소가 예상되는데다 부동산, 주식 등 자산 가격이 하락하며 소비도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 증가율은 지난 5월 35.4%로 정점을 찍은 이후 6월 33.3%, 7월 30.4%로 이미 내리막길로 돌아섰다. 중국이 베이징 올림픽 이후 과잉 투자로 인한 후유증을 심각하게 겪을수록 대중국 수출 증가율은 급속도로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
 
지만수 대외경제연구원 중국팀장은 "세계적인 경제 불황 속에서 중국만 고성장을 계속할 수는 없다"며 "이미 인플레이션과 주가 폭락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 수출품목의 고전=국내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는 7월 수출증가율이 마이너스 5.9%로 뒷걸음질쳤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한 탓이 크다. 자동차(-6.4%)와 컴퓨터(-20.1%)도 수출증가율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세계 경제가 침체 조짐을 보이면서 자동차와 IT 수요가 줄어든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특히 수출비중이 큰 자동차 수출량은 올 2월부터 7월까지 6개월 연속 감소했다. 국내 자동차업계의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의 내년 신차 판매 전망치는 당초 1470만대에서 1420만대로 하향 조정됐다. 당분간 자동차 수출은 고전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지난 10년간 수출 호황을 이끌어온 조선업도 글로벌 신용경색에 따라 기존 수주가 잇달아 취소되는 등 흔들리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최근 6190억원 규모의 컨테이너선 8척의 수주계약을 해지했고 현대미포조선도 1970억원 규모 석유제품운반선 4척의 수주계약을 취소했다. STX조선도 지난 6월 2200억원 규모의 벌크선 2척에 대한 수주계약을 해지했다.
 
◇불안한 경제에 결정타=수출 둔화는 암울한 하반기 경제 전망을 더욱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수출을 통해 외화가 들어오지 않으면 기업의 투자는 더 축소될 수밖에 없다. 투자 위축은 고용 감소를 낳고 이는 소비 부진으로 이어진다. 소비가 줄면 내수 침체는 더 깊어진다.
 
지난 6월 기업의 설비투자는 전년 동월 대비 4.4% 증가했으나 기계류 내수 출하는 0.8% 감소했다. 자본재 수입으로 투자가 증가했을 뿐 기업들의 실질적인 투자활동은 오히려 위축된 셈이다. 6월 소비재판매는 지난 2006년 7월 이후 23개월만에 감소하는 등 이미 소비는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실물경제팀장은 "국내 수출의 3대축인 미국과 중국, 일본의 수출이 둔화되고 다른 개도국 수출까지 동반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수출길이 막히는 것은 한국 경제의 마지막 성장동력이 꺼지는 것이 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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