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지주 M&A 승부수 시장 높이 평가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 2008.08.25 16:14

"M&A강자 등장..경영진의 결단과 실행력 관건...비은행부문 성공열쇠"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 굵직한 매수자가 등장했다."

"최고 경영진이 강한 결단력과 실행력을 발휘해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얼마나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키우느냐가 관건이다."

"우리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선행 모델을 벤치마킹하며 금융지주사의 새로운 모델을 정립하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국민은행이 25일 주주총회를 열고 지주사 전환을 승인함에 따라 향후 국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시장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민은행 주가는 이날 지주사 승인을 재료로 전일 대비 1400원(2.50%) 오른 57만300원을 기록, 사흘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국민은행의 지주사 전환이 국내 시장에 커다란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와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지주사 전환과 관련해 △국내외 M&A로 신성장 동력 확대 △자산운용 증권 보험 등 비은행부문 강화 △시너지 효과 극대화 등 '3대 승부수'를 천명했다.

◇M&A 강자 예고=구용욱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지주사 전환 후 적극적인 M&A를 추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KB지주의 자산규모, 현금 동원 능력, 재무구조 등을 감안할 때 국내 M&A 시장에 굵직한 매수자가 등장하게 됐다"고 말했다.

구 애널리스트는 이어 "특히 KB지주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적극 진출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신규 설립을 통한 개척보다는 기존 금융회사를 M&A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며 "실제 추진과정에서 경쟁력 있는 금융회사를 얼마나 좋은 가격에 사 들이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재성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비은행 부문을 조기에 육성하기 위해서는 M&A를 통한 성장전략을 가져가야 한다"며 "비싸지 않은 가격에 인수해 경쟁력을 어느 정도 키우느냐가 지주사 성공 및 발전에 핵심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난 5월말 기준으로 약 5조원의 투자여력을 갖고 있고, 신용등급(무디스 Aa3, 스탠더드앤푸어스 A)과 재무구조 건전성 등을 감안할 때 추가 동원 능력도 충분하다"며 "국내외 M&A를 위한 실탄 확보에는 아무 문제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말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연결재무제표상 국민은행의 총 자산은 223조원으로 우리지주(249조원)에 이어 두번째 규모로, 신한지주(220조원)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 있다.


◇"비은행 부문 키워라"=시장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은행을 중심으로 설립한 금융지주사들이 증권 자산운용 등을 육성하는 데 다소 미흡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은행과 비은행 부문의 영업환경, 시장공략 등이 서로 다른 상태에서 은행 중심의 경영전략과 실행에 초점을 뒀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황 회장 내정자와 강 행장 등 KB지주 고위경영진이 비은행 부문의 조기 육성을 강조한 것에 대해 긍정평가를 내리고 있다.

유 센터장은 "기존 금융지주사들은 은행 쪽 비중이 컸고, 비은행 부문을 강화한 것은 최근 일"이라며 "최고 경영진이 얼마나 빨리 비은행 부문을 키우느냐가 성공 열쇠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주사 전환은 비은행 부문을 강화해 종합금융사의 플랫폼을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주가는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구 애널리스트는 "KB지주는 우리 신한 하나 등 기존 금융지주사들의 성공과 실패를 벤치마킹할 수 있다"며 "비은행 부문을 키우기 위해 전체 지주사의 자원배분을 어떻게 하느냐를 눈여겨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산운용 증권 등 비은행 부문을 곁가지나 들러리로 보면 안된다"며 "물론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다보면 초기에 여러 문제도 발생할 수 있지만 최고 경영진이 소신과 결단력을 갖고 이에 대처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국민은행측은 이에 대해 "KB지주는 은행 부문의 리딩 뱅크 위치를 확고히 하면서도 비은행 부문을 조기에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너지 효과, 속도가 관건=지주사 전환 후 시너지 효과를 내기까지 통상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따라서 KB지주가 이를 신속하게 추진해 조기에 정상궤도에 들어서느냐가 성공 조건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구 애널리스트는 "지주사로 전환하면 비용과 수익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초기에는 비용 측면에서 성과를 내고 이후 교차상품 개발, 시스템 통합 등으로 수익 부문에서 성과를 내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시너지 효과는 당장 나타나기 않는다는 점에서 그 성과를 가늠하기 어렵다"며 "경영진이 일관된 의지와 추진력으로 해결해야 할 중장기 과제"라고 설명했다.

유 센터장은 "다른 금융지주사의 경우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렸다"며 "이를 어느 정도 단축하느냐에 따라 KB지주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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