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코스닥, "자사주 취득도 약발없네"

머니투데이 원종태 기자 | 2008.08.25 15:46

취득주식수 못채워 불성실공시법인 지정되기도..주가안정 효과도 '미미'

주가안정을 목적으로 하는 코스닥기업의 자사주 취득이 별다른 효과없이 끝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부기업은 자사주 취득 규모를 채우지 못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는 사태까지 나오고 있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알에스넷은 이날 주식거래가 일시정지됐다. 코스닥시장본부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이유는 자사주 취득을 당초 공시했던 것보다 적게 했기 때문이다.

알에스넷은 지난 6월중순부터 7월말까지 자사주 35만주를 취득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실제 취득주식수는 4만5000주에 그쳐 13%에 머물렀다.

알에스넷은 자사주 취득에도 불구, 주가가 급락했고 현재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이전까지는 시가총액이 적은 코스닥기업의 자사주 취득은 주가부양에 효자역할을 해왔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자사주 취득이 주가부양은 커녕 불성실공시법인을 만드는 이례적 사태를 낳고 있다"고 밝혔다.

알에스넷 관계자는 "당초 취득기간을 45일로 너무 짧게 잡았다"며 "기간을 연장해 취득 주식수를 모두 채우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아 부득이하게 공시내용을 위반했다"고 말했다.


최근 자사주 취득을 결정한 코스닥 A사도 요즘 고민에 빠졌다.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맺은 증권사에 언제쯤 자사주를 사달라고 주문할 지 혼란스럽기 때문이다.

A사 관계자는 "자사주 취득이 주주들에게 회사의 중장기 비전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지만 단기 주가부양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며 "최근들어 부쩍 펀더멘털(기초여건)과 주가가 다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효율적인 저가 매수 타이밍을 잡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B사도 자사주 취득 공시를 낸 당일에만 주가가 반짝 상승했을 뿐 이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 대세하락을 맞아 자사주 취득이 주가부양의 안전판 기능을 맡지 못하고 있다"며 "오히려 자사주 취득이 손절매 물량을 부추길 수 있어 자사주 취득 효과를 맹신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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