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지주사 전환 '주가'에 달렸다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 2008.08.25 16:14

25일 주총서 전환 승인…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비율이 관건

국민은행이 25일 주주총회에서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승인받음에 따라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첫 관문을 무난히 통과했다.

대다수 주주들의 찬성을 얻어냈지만, 지주회사 확정까지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다. 대외 변수에 따라 주식매수청구 가격을 밑돌고 있는 주가의 회복이 우선 과제다. 지주사 전환에 반대하는 주주들을 설득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도 최소화해야 하는 부담감도 있다. 지주사 전환에 따른 은행의 출혈을 최대한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첫 고비 무난히 통과= 25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임시주총에서 지주회사 전환 안건은 예상대로 무리 없이 의결됐다. 아울러 KB금융지주 회장에 황영기씨, 이사에는 강정원 국민은행장, 김중회, 정기영, 자크 캠프, 조담, 임석식, 변보경, 함상문, 김한, 김치중, 강찬수씨가 각각 선임됐다.

지주사 전환의 일차적인 요건은 주총에서 총 발행 주식의 3분의 1, 출석 주식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내는 것이었다. 이날 주총에는 의결권 있는 발행 주식 가운데 53.8%가 참석했고, 이중 89.3% 가량이 지주사 전환에 찬성했다. 전체 주식 수의 약 48%를 차지하는 규모다.

하지만 주총에 참석하지 않은 표가 전체 지분의 46.2%에 달한다. 이 가운데 지주사 전환에 반대 의사를 표시한, 즉 주식매수청구권을 갖게 된 주식수가 얼마인 지 파악되지 않고 있다. 국민은행은 사전 반대 비율을 공개하면 주주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일각에서 반대표가 15%를 넘은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주가와 주식매수청구비율= 주총 결과에 따라 국민은행의 지주회사 전환의 길은 열렸다. 하지만 지주회사 전환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행사할 수 있는 '주식매수청구권' 실행 여부가 변수로 남았다. 오는 26일부터 9월 4일까지 권리를 행사하면 국민은행은 한달 이내에 이들의 주식을 주당 6만3293원에 사줘야 한다.


만약 권리를 갖고 있는 주식수가 15%를 넘었고, 향후 10일간의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가격을 크게 밑돌아 이들이 모두 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국민은행이 지주사 전환에 따른 자금부담을 줄이기 위해 그 비율이 15%를 넘으면 이를 무효화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이미 주가부양을 위한 자사주 매입에 1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고, 이날 주총에서 전체 발행 주식의 5%에 해당하는 주주가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산술적으로 벌써 2조원 가량이 소요된 셈이다. 15% 이하라도 지주사 전환에 따른 출혈을 최소화하기 위해 반대를 표시한 주주들을 설득해야 한다.

문제는 주가다. 이날 종가는 5만7300원으로 주식매수청구가와 6000원 가량 차이가 난다. 7%에 달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경우 주식교환 대신 차익실현을 택할 여지가 있는 가격대다. 지주사 전환에 반대를 표시한 국내외 투자자들도 마찬가지다. 황 회장 역시 "현 주가하락이 문제"라며 차익실현을 위한 매수청구에 대해 우려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국민은행이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부양에 성공해 주가가 6만1000원을 웃돌 경우 이는 기우에 그칠 전망이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차익실현에 나설 경우 세금을 물어야 하고, 한달 간 자금이 묶이는 것을 감수해야 하는 탓이다.

한편 황 회장은 "지주사는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은행·비은행 가릴 것 없이 모든 회사를 대상으로 M&A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3. 3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4. 4 '日 노벨상 산실' 수석과학자…'다 버리고' 한국행 택한 까닭은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