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뷰]그래도 중국이 희망이다

머니투데이 박형기 통합뉴스룸 1부장 | 2008.08.25 08:09
최근 올림픽 이후 중국 경제가 급격히 둔화될 것이란 우려로 중국증시가 연일 급락하자 올림픽 이후 중국경제에 대한 논쟁이 불거지고 있다.

올림픽 이후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것이란 주장의 주요 논지는 올림픽 관련 투자가 없어지기 때문에 경제가 급격히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논리가 빈약하다.

중국이 이번 올림픽에 투입한 직접비용은 500억 달러에 불과하다.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는 허베이성 일대의 인프라 개선에 대한 투자를 감안한 간접비용은 약 1000억 달러로 추산된다. 일부에서는 간접비용이 2000억 달러라는 주장도 있다. 설령 간접비용을 2000억 달러로 잡아도 중국의 GDP를 고려한다면 큰 금액이 아니다. 지난해 중국의 GDP는 3조2508억 달러였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산하 경제예측기관인 EIU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GDP는 위안화 절상과 고성장으로 인해 3조940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올림픽 투자비용을 2000억 달러로 한다고 해도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다지 크지 않다.

중국은 30여(26개성, 5개 자치구)개 개발도상국이 합중국을 이루고 있는 나라라고 보면 된다. 이번에 올림픽을 개최한 ‘베이징 공화국’의 투자는 줄겠지만 2010년 상하이 엑스포를 준비하고 있는 '상하이 공화국'의 인프라 투자는 줄지 않을 것이다.

특히 중국은 점선면 개방 및 발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중국은 개혁개방과 동시에 4대 특구를 개방했다. 이것이 점의 개방이다. 이후 상하이 보하이만 등 동남연해 전체를 개방했다. 이를 선의 개방이라고 한다. 이후 쓰촨성 등 내륙지역도 완전히 개방했다. 이를 면의 개방이라고 한다. 중국의 발전 전략 또한 같은 맥락이다. 현재 중국은 선의 발전 단계에 진입했다. 광둥성 4대 특구의 발전(점의 발전) 바람이 상하이에 상륙했고, 이어서 보하이만까지 북상했다. 그러나 내륙은 아직 미개발 상태다. 즉 면의 발전 단계에는 아직 진입조차 하지 않았다.

따라서 올림픽 관련 투자가 없어지기 때문에 중국의 경기가 경착륙할 것이란 주장은 중국의 실체를 잘 모르거나 중국의 위기를 과장한 것이다.

사실 중국 경제가 올림픽 이후 경착륙할 위험은 중국 내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 있다. 중국은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가깝다. 세계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구조다. 지난해 미국이 사실상 침체에 빠졌지만 중국이 고성장을 이어간 것은 유럽이 나름대로 선전해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유럽도 올해 들어 침체 조짐이 뚜렷하다. 세계경제의 양대 엔진인 미국과 유럽이 침체에 빠진다면 제아무리 중국이라고 해도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또 중국의 자산버블 또한 만만치 않다. 지난 20년 동안 세계경제는 초호황을 누려왔다. 이에 대한 버블 붕괴가 전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중국도 여기서 예외일 수는 없다. 자산 버블을 효과적으로 통제하지 못한다면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중국 경제의 경착륙은 세계경기와 부동산 버블 붕괴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지 올림픽 이후 투자 감소로 인한 것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중국이 올림픽 이후 경기둔화를 겪을 가능성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중국은 여전히 세계경제의 희망이다. 서브프라임에 멍든 미국과 유럽이 예전의 경쟁력을 회복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이다.

이 기간 중국은 미국과 유럽을 대신해 세계경제의 신성장 엔진의 위치를 더욱 확고히 할 것이다. 중국은 또 향후 20~30년 동안 현재의 고성장을 유지할 것이다. 이같은 전망의 근거는 동남연해는 발전했지만 서부내륙은 아직도 미개발상태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은 너무 진부하다.

필자가 생각하는 중국이 향후 20~30년 동안 고성장을 지속할 수밖에 없는 진짜 이유는 중국이 향후 20~30년간 저가경쟁력을 유지할 것이기 때문이다.

2차대전 이후 일본과 한국은 세계경제에 기적을 일으켰다. 특히 한국은 중국과 비슷한 고도성장을 일구었다. 그러나 한국은 불과 30년 만에 저가 경쟁력을 잃었다. 5000만 명의 인구를 먹고살만한(1인당 GDP 1만 달러 정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는 30년이면 충분했다.

그러나 중국은 13억의 인구대국이다. 이들을 먹고살만한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데는 최소 50여년의 세월이 걸릴 것이다. 한국은 30여년 만에 저가경쟁력을 잃었지만 중국은 향후 20~30여년간 저가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다. 중국은 최근 수출비중을 낮추고 내수비중을 높이기 위해 인건비 인상을 용인, 인건비가 많이 올랐다. 그러나 여전히 선진국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베트남 등 여타 신흥시장이 저가를 무기로 중국을 맹추격하고 있지만 중국만큼 효과적인 인프라를 갖추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따라서 중국은 향후 20여년간 저가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다. 향후 20년간 중국의 고성장은 지속된다는 얘기다. 여전히 중국이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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