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대 올림픽 쾌거 그뒤엔 '기업의 힘'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김진형 기자, 최석환 기자 | 2008.08.25 08:06

배드민턴-삼성전기, 태권도-에스원, 양궁-현대차, 수영·핸드볼-SK 적극 후원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태극전사들이 숱한 감동의 스토리를 만들어내며 사상 최대의 쾌거를 이룬 것과 관련해 기업들의 든든한 뒷받침도 한 몫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야구가 사상 최초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것을 비롯해 비인기종목인 배드민턴, 펜싱 등이 선전한 배경에는 평소 기업들의 꾸준한 지원이 밑바탕이 됐다는 분석이다.

우선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를 따낸 배드민턴 뒤에는 삼성전기가 있었다. 이번에 메달을 따낸 이용대, 이효정, 이경원 선수가 모두 삼성전기 소속이다. 삼성전기는 지난 1996년 비인기종목인 배드민턴팀을 창단해 10년 넘게 지원해 왔다.

메달 효자 종목인 태권도는 '에스원'이 꾸준히 후원해 왔다. 에스원은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기 직전인 1999년에 태권도단을 창단,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배양해 왔다.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손태진 선수가 에스원 소속이다.

삼성은 '베이징의 전설'을 쓴 야구와도 뗄 수 없는 관계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프로야구단을 창설한 곳이 삼성이다. 이건희 전 회장이 각별한 관심을 가져 적극적으로 후원해 왔다.

LG그룹의 야구 사랑도 남다르다. 구본무 회장이 초대 LG 트윈스의 구단주를 맡았고 올해 초에는 동생인 구본준 LG상사 부회장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구 부회장은 특히 야구명문인 경남중학교 출신으로 야구팀 선수로 활약하기도 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맹활약한 봉중근 선수가 LG 소속이다.

현대·기아차그룹은 1985년 정몽구 회장이 양궁협회장을 맡은 뒤 23년 동안 양궁에 약 200억 원을 지원해왔다. 현재는 정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대를 이어 양궁협회장을 맡으며 세계 최강 한국양궁을 떠받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2001년 7월 모기업의 경영난으로 위기에 처한 해태 타이거즈를 인수한 뒤 매년 구단운영비로 150억~200억원씩을 쏟아 부으며 프로야구의 발전에 일조했다.

올해 초 현대 유니콘스가 매각될 당시 KT 등 주요 기업들이 비용부담을 들어 프로야구 참여를 기피했던 점을 감안하면 구단을 운영하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평가를 받을 만한 일이라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SK그룹은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기업 후원의 교과서를 보여줬다. 그룹이 지원해온 올림픽 종목마다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최고의 효과를 거뒀기 때문.

SK그룹은 '마린보이' 박태환 선수가 금, 은메달을 목에 건 수영을 비롯해 대표적인 비인기 종목으로 분류돼온 핸드볼, 펜싱 등을 후원해왔다.

SK그룹은 또 4강전에서 노르웨이에게 석연치 않은 패배를 당했지만 3·4위전에서 헝가리를 물리치고 ‘우생순’의 신화를 이어가며 값진 동메달을 따낸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팀 선수들의 든든한 후원자가 돼 왔다. 여자 펜싱 부문에서 44년 만에 처음으로 은메달을 따낸 남현희 선수도 SK텔레콤이 후원기업이다.

두산그룹은 효자종목인 양궁 지원에 한몫 톡톡히 했다. 두산중공업은 소속선수인 양궁단체전 우승의 주역 이창환 선수를 지원해 왔다.

사격연맹 회장사인 한화그룹도 사격에서 금, 은메달을 딴 소속선수 진종오를 그룹차원에서 후원해 왔다.

SK, 두산, 한화 등은 극적인 우승으로 올림픽 역사를 다시 쓴 한국 야구 대표팀에도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했다.

SK그룹의 경우 지난 22일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8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면서 일본호를 침몰시킨 김광현 투수를 비롯해 결승전 병살타 유도로 우승을 견인한 정대현 투수, 훌륭한 주류플레이를 선보였던 정근우 선수와 타격감을 보여준 이진영 선수가 SK와이번스 소속.

뛰어난 용병술로 올림픽 금메달의 신화를 일군 김경문 감독과 공격과 수비에서 고른 활약을 펼친 김동주, 김현수, 이종욱, 고영민 선수는 두산 베어스(두산그룹)의 간판 스타들이다. 결승전 호투로 우승 주역이 된 ‘괴물’ 류현진은 한화 이글스(한화그룹) 소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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