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전고투 6개월, 진짜 MB노믹스 이제부터?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08.08.25 08:15

취임 6개월 평가와 전망

- 집권 초 시행착오 거울삼아야
-"통합·소통의 리더십 회복·경제회복이 관건"

25일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6개월을 맞는다. 청와대에선 신발 끈을 조여매고 새 출발을 다짐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한때 국정 지지도가 10%대까지 떨어질 정도로 '뭇매'를 맞은 것이 오히려 '약'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진정한 'MB다움'으로 승부하겠다"는 각오다.

지난 6개월은 악전고투였다. 인사 파문과 쇠고기 파동, 고유가에 따른 물가 불안, 경기 하강, 18대 국회 파행 등 국정 난맥상이 여실히 드러났다. 국민 불신이 팽배해지면서 최대 공약이었던 대운하 사업은 좌초됐다. '747' 공약(연평균 7% 성장·국민소득 4만 달러·세계 7대 강국 도약)도 사실상 폐기된 상태다.

'불도저'로 불리는 이 대통령이 '엔진'을 잃고 국정 장악력을 잃어버린 채 일찌감치 레임덕 현상을 보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의욕적으로 추진한 4강 외교마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지연, 독도 영유권 파문 등으로 한계를 보였다. 국회 개원 연설에서 대북 대화를 제의한 날 금강산 관광객 사망 사건까지 발생하자 청와대 내부에선 "이렇게까지 꼬일 수 있느냐"는 하소연이 나왔다.

집권 초기의 이 같은 실패 원인을 전문가들은 대선 압승에 따른 자만과 국민과의 소통 부재, 조급한 성과주의에서 찾았다. 민심과 동떨어진 '고소영'(고대, 소망교회, 영남 출신)·'강부자'(강남 부자) 인사, 한미 정상회담 기간 중 갑작스럽게 타결된 미국산 쇠고기 협상 등은 상반기 국정 공백을 부른 촛불시위로 이어졌다.

박효종 서울대 교수는 "국민을 섬기겠다고 공언했지만 소통 부재의 덫에 걸려 민심에 귀를 기울이는 정성이 부족했다"고 진단했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도 "근거 없는 자신감 때문에 오만하게 상황을 판단하고 자신만이 옳다는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 큰 문제"라고 짚었다.

청와대는 5년 임기를 6개월로 쪼개면 열 손가락 가운데 이제 하나를 꼽은 상태라며 나머지 아홉 손가락은 다를 것이라고 자신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말부터 청와대와 내각 쇄신으로 진용을 가다듬은 데 이어 8·15 경축사를 통해 '법치주의'와 '저탄소 녹색성장'을 역설하고 벼르고 벼른 '공기업 선진화 방안'을 진행시켰다.


또 8·21 부동산대책과 추석 민생대책을 내놓은데 이어 세제 정책, 대학자율화 방안, 국가에너지 종합계획 및 금융 선진화 방안 발표를 예고하며 공세적 국정운영에 나서고 있다.

최근 청와대 내부 회의에서는 "MB 리더십이 주눅 들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며 'MB노믹스'의 로드맵을 정기국회 내에 마무리 짓고 정책 강도를 조정하는 '지휘자' 역할을 자임했다. "더 이상 뒤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도 강력히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통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세계적인 포털사이트인 '야후'와의 인터뷰 동영상이 전세계 인터넷망에 올랐고 8·15 행사의 하나로 시민들과 광화문 거리를 행진했다. 또 추석 전 TV 생방송 '국민과의 대화'를 계획하고 있고 추석 귀경길에 라디오를 통해 전국에 방송될 '대국민 추석 인사 메시지'는 지난 23일 녹음을 마치는 등 소통의 방식도 전방위적이다.

그러나 정국이 이 대통령의 의지대로 풀릴지는 미지수다. 쇠고기 파동에 이어 '건국절' 논란이 초래한 이념 갈등과 여야 대립, 경기 침체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특히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경제 상황은 '경제대통령'을 내세운 이 대통령에겐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금강산과 독도로 얽힌 대북, 대일관계도 짧은 시간에 해소하긴 어려워 보인다.

소통을 강화했다지만 여전히 민심을 읽지 못한다는 여론도 적지 않다. 쇠고기 파동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참모들을 2달여 만에 재기용한 게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지지율 회복세 때문인지 이 대통령이 얼마 전 "쇠고기 시위한 사람들도 미국산 쇠고기를 먹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자신감이 위험 수위에 다다랐다는 우려도 있다.

이런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통합의 리더십과 국민과의 소통, 정책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은 "성장 잠재력을 되살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정치적으로 반대 세력을 껴안고 대화하는 등 통합과 소통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단기 성과에 급급하지 말고 장기 비전을 제시하면서 국민들의 마음을 다독여 설득해 나가는 타협과 인내, 그리고 할 일은 강직하게 해나가는 의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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