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대한 부흥인가, 거품 붕괴인가'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 2008.08.25 07:42

[포스트 올림픽, 중국 경제는 어디로①]

축제는 화려했다. 세계는 중국의 위용에 놀랐다. 중국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선포했다. 그러나 17일간의 눈 부신 올림픽 기간 동안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2% 급락했다.

 베이징 올림픽이 중국이 기대하는 경제 부흥의 계기가 아니라 버블 붕괴의 시발점이란 우려가 반영됐다. 중국 경제는 올림픽을 앞두고 수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11.4%로 1994년 이후 최고치였다. 베이징 올림픽 개최가 결정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7%에서 6.4%로 높아졌다.

 중국 경제를 급성장으로 이끈 힘은 고정 투자였다. 국내총생산(GDP)에서 고정자산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34.2%에서 지난해에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55.0%까지 치솟았다. 올림픽 경기장 건설과 도로 등 인프라 확충에 따른 건설 투자가 중국 고성장의 비결이었다.

 이 때문에 과잉 건설 투자에 뒤이은 부작용을 우려하는 의견이 적지 않다. 2003년 이후 중국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10.6%였다. 잠재성장률 9.2%를 1.4%포인트나 초과했다. 과열이다. 경기가 뜨거우니 물가도 들썩였다.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06년 불과 1.46%에서 지난해에는 4.75%로 3배 이상 치솟았다. 올해는 5%대 후반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인건비가 세계적으로 낮아 공산품 가격이 극히 싸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안한 물가다.

 올림픽 준비로 인해 과열된 경기가 올림픽 이후 하락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한국만 해도 올림픽을 치른 1988년에는 10.64% 성장했지만 이듬해 성장률은 6.74%로 떨어졌다.

 문제는 중국의 버블 붕괴는 건설 투자 위축과 이에 따른 고용 부진, 자산가격 하락, 소비 감소 등 전방위적으로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올림픽 특수가 소멸하면 중국 성장을 주도했던 고정투자가 줄어 건설 고용이 감소하고 부동산시장에서는 투기자금이 빠져나간다. 이 결과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부동산 투자자금이 묶이면서 금융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썬쟈 LG경제연구원 선임 연구원은 "올림픽 개최가 확정된 후 대도시를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급등한 것은 투기자금과 관련이 있다"며 "올림픽 이후 투자 심리가 위축돼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고 주식시장까지 부진할 경우 대출자금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경제규모를 키운 중국이 올림픽 이후에는 내수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하지만 내수가 고정 투자를 대체해 중국 경제를 떠받치기엔 역부족이다. 게다가 높은 물가 상승에 일자리 위축, 자산가격 버블 붕괴로 소득이 감소하면 당분간 내수 침체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중국 정부는 인플레 압력을 차단하기 위해 긴축 기조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으며 기업들은 그간의 투자 과잉으로 긴축 경영에 들어갈 태세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연구분석부장은 "중국은 고성장에 따른 후유증을 이미 앓고 있다"며 "올림픽 이후 성장 둔화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반면 올림픽이라는 한가지 행사에 좌우되기에는 중국 경제가 너무 크다는 반론도 있다. 실제로 베이징 올림픽 개최를 위한 기반시설 투자에 투입된 돈은 약 420억달러로 중국의 총 고정투자액의 3%에 불과하다.

여기에 2010년 상하이 엑스포와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 추가 '이벤트'가 대체 투자처로 대기하고 있다. 지만수 대외경제연구원 중국팀장은 "중국은 아직 도로와 철도도 만들어야 하고 발전소도 더 지어야 한다"며 "투자 과잉이라는 지적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중국의 주가 폭락은 유가 상승과 미국의 비우량 주택담보채권 부실 등 세계적인 현상이지 올림픽 후유증 때문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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