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철 감독에게 특별했던 마지막 1분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 2008.08.23 16:58
'우생순'의 감동이 그리스 아테네에 이어 중국 베이징에서 되살아났다. 노르웨이와의 준결승에서 심판의 오심으로 결승진출에 실패한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23일 벌어진 헝가리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33대 28로 완승했다.

당초 목표로 했던 금메달은 목에 걸지 못했지만, 사실상 금메달보다 값진 동메달이었다. 특히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임영철 감독이 보여준 열정과 카리스마는 시청자와 네티즌들의 눈샘을 자극했다.

▲출처=방송화면 캡쳐

임 감독이 보여준 '감동'은 이날 경기 막판에 나왔다. 종료 40여 초를 앞두고 5골차로 크게 앞서던 상황에서 갑자기 작전타임을 부른 것. 승리가 거의 확정적이었던 순간이라 작전타임이 의미가 없는 시간이었다.

그러나 임 감독에게는 달랐다. 임 감독은 선수들을 모아놓고 갑자기 "하나, 둘, 셋···여섯"을 세기 시작했다. 선수 교체였다. 그냥 교체가 아니라 오성옥 등 올림픽 기간 내내 투혼을 발휘했던 노장 선수들에게 주는 마지막 출장 기회 준 것이다.


평균 연령이 34.7세일 정도로 대표팀에는 노장 선수들이 많았다. 이들에게 이번 경기는 사실상 올림픽 마지막 무대였다. 결국 종료 휘슬이 불리는 순간 대표팀의 '맏언니'들은 감동스러운 승리의 현장에 서있을 수 있었다. '감독님'의 배려 때문이었다.

이를 두고 한 네티즌은 "감독님 덕분에 눈물 콧물 다 빼며 경기 본 건 처음이에요"라며 임영철 감독에게 찬사를 보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진짜 카리스마도 있고 가족같은 정도 있고.."라며 이 날 경기의 감동을 전했다.

이 밖에도 선수들과 함께 기뻐하며 안타까워하던 임 감독의 모습은 이번 올림픽 내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날도 경기 막판 승기를 잡은 상황에서도 "끝까지 밀리면 안된다"며 선수들을 다그치는 모습은 압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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