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랩, 전문가 운용상품 맞아?

머니투데이 김성호 기자 | 2008.08.24 15:33

계열사 및 특정 운용사 상품에 편중, 펀드 목적 훼손

일부 증권사들이 펀드랩 자산을 계열사 상품 또는 특정 운용사 상품에 몰아주고 있어 논란을 빚고 있다. 분산 투자라는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몰빵투자' 행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펀드랩은 투자자들이 전문가에게 펀드투자를 맡기는 것으로, 전문가는 투자자의 재무상태와 투자성향을 분석해 적합한 펀드에 분산 투자한다. 안정적인 수익률 유지를 내세운다. 대부분 증권사들은 펀드랩을 출시하면서 대략적인 투자처와 투자비중을 공지한다.

이처럼 전문가에 맡겨져 운용되는 펀드랩이 일부 증권사의 지나친 자산 편중으로 수익률은 물론 펀드의 본래 목적마저 훼손되고 있다.

24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A증권사 펀드랩의 경우 국내와 해외펀드에 각각 40%, 50%의 자산을 투자하고 있는데, 국내펀드의 경우 40% 중 12%를 계열사 펀드에 투자하고 있고 25%는 특정 운용사의 단일 펀드에 넣어두고 있다.

B증권사 역시 전체 자산의 40%를 자사펀드에 투자하고 있으며, 40%는 특정 운용사의 해외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문제는 B증권사 펀드랩이 투자한 특정 운용사의 해외펀드가 최근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면서 B증권사 펀드랩 수익률도 급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 랩어카운트와 마찬가지로 펀드랩도 1대1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이기 때문에 수익률 등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 따라서 펀드에 대한 외부 평가가 쉽지 않은 게 사실. 투자자만이 펀드의 운용내역을 알 수 있고 필요에 따라선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수 있지만 대부분 펀드운용을 일임하고 있다.


C증권의 펀드랩에 가입한 김씨는 “최근 운용보고서를 통해 자산배분 현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손실도 손실이지만 특정 상품에 자산이 지나치게 편중돼 있는 것을 보고 과연 전문가가 운용하는 펀드가 맞나 싶을 정도였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가입자 이씨는 “아시아 신흥시장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너무 많다보니 선택에 어려움이 있어 펀드랩에 가입했다”며 “향후 운용보고서를 보니 특정 운용사의 해외펀드에 자산이 집중 투자된 것을 보고 비전문가와 전문가의 차이가 무엇인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에 대해 증권사 PB들은 억울하다고 주장한다. 랩어카운트와 달리 펀드랩은 상품 선택의 폭이 좁고 수시로 매매하기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PB는 “펀드의 경우 선취, 환매수수료 등 매매에 따른 수수료 비용이 만만치 않다”며 “수수료 비용을 감안할 때 입맛에 맞는 펀드를 찾기가 수월하지 않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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