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쿠르드개발에 삼성 등 '러브콜'

머니투데이 김창익 기자 | 2008.08.25 07:53

사업 무산위기에 대형사 주축 '새판짜기'… 자금조달+SOC건설 동시 해결

정부가 이라크 쿠르드 유전ㆍ사회간접자본(SOC) 개발사업에 삼성ㆍSKGS포스코 등 그룹사(社)를 참여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쿠르드 프로젝트는 석유공사와 쌍용건설 등 SOC 건설컨소시엄이 쿠르드에 1차로 21억달러(약 2조원) 상당의 SOC를 건설해 주는 대가로 8개 유전에 대한 생산물 및 지분을 받은 것으로, 금융권에서 SOC 건설자금 조달이 안돼 사업이 답보상태다.

24일 지식경제부 및 국토해양부 석유공사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쿠르드 프로젝트를 진척시키기 위해 자원개발과 건설이 연계된 그룹사를 사업에 참여시켜 자본조달과 SOC 건설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번 사업은 이명박 대통령이 인수위 시절 정상외교로 성사시킨 사업으로, 사업이 무산위기에 처하자 정부가 '그룹 참여'란 복안을 들고 나온 것이다.

이에 대한 첫 단계로 정부는 지난 21일 해외건설협회에서 삼성ㆍSKㆍGSㆍ포스코ㆍ대우건설 등 대형건설사 관계자들을 불러 쿠르드 사업에 대한 설명회를 갖고 참여를 제안했다. 쌍용ㆍ현대건설을 포함, 7개 건설사로 이뤄진 기존 SOC 컨소시엄이 2조원의 자금조달 문제로 사실상 사업을 포기하자 대형건설사를 주축으로 한 컨소시엄 새판 짜기에 나선 것이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한 업체당 1000억원씩 자본투자를 하면 유전 지분 10%와 건설참여를 보장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5000억원의 자금을 확보, SOC 건설에 우선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정부 관계자는 "건설사가 단독으로 투자를 할 수도 있지만 삼성물산이 사업에 참여하면 자원개발을 하는 상사부분이 자본투자를 하고, 건설부분이 SOC 건설을 맡게 될 것이란 게 기본 구상"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 상사-건설부문, GS칼텍스-GS건설, SK에너지-SK건설 등의 조합이 이상적이란 얘기다. 이날 설명회에선 이와 관련, 마다가스카르 니켈광산 개발과 연관 플랜트 건설에 동시에 참여하고 있는 경남기업이 패키지 자원개발에 대한 사례를 설명했다.

이 방안이 현실화될 경우 결국은 그룹차원에서 패키지 자원개발에 나서는 것이어서, 국내 자원개발 사업이 새 국면에 진입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사 입장에선 자원개발에 대한 수익과 건설 수주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지만, 투자 액수가 만만치 않은데다 석유자원을 둘러싼 이라크 중앙정부-쿠르드 자치정부간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점은 부담이다.

현재 기존 SOC 컨소시엄 참여사인 유아이앤씨와 안흥개발을 포함해 일부 업체가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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