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 돈이 없다" 가계소비 최대폭 감소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 2008.08.22 12:00

통계청 2분기 가계수지 동향

-실질소비지출 0.2%감소…감소폭 최대
-소득 0.3% 증가 '정체'
-소비성향 사상 최저 "경제 불안 의식"


올들어 소비자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등 경제불안이 심화되면서 가계가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다.

올 2분기 물가상승을 감안한 실질소비지출은 역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반면 실질소득은 정체됐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인 소비성향도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2분기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2분기 전국 2인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22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4.6% 증가했다.

그러나 소비자물가를 감안한 실질 소비지출은 0.2% 감소했다. 2분기 감소폭으로는 2003년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대다. 소비는 줄였는데 물가가 오르면서 지출금액만 늘어난 것이다.

항목별로는 교육비(10.5%), 주거비(7.8%), 식료품비(6.6%) 등이 증가폭이 컸다. 반면 보건의료(-7.5%), 통신비(-0.9%), 교양오락(-0.3%) 등은 감소했다. 유가 및 곡물가격 인상으로 줄이기 힘든 필수품목 지출로 가계의 부담이 커졌다.

소비지출이 줄어든 것은 소득 증가가 정체됐기 때문이다. 2분기 월평균 소득은 325만원으로 지난해보다 5.1% 증가했다. 물가를 감안하면 0.3% 늘면서 2003년이후 2분기 상승폭으로 최저치를 나타냈다.


근로소득은 6.1% 증가했으나 증가폭은 전분기(7.2%)보다 둔화됐다. 노후소득보장 정책의 신규도입 등으로 이전소득은 8.7% 증가했지만 주가 하락으로 재산소득은 0.4% 줄었다.

특히 저소득층(소득 1분위)의 소득 증가율은 3.5%로 고소득층(5분위)의 6.3%에 비해 크게 낮았다. 임시·일용직 근로자들 숫자가 크게 줄면서 저소득층의 근로소득이 0.4%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세금, 공적연금, 사회보험 등 비소비지출은 41만원으로 집계됐고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은 5.3% 증가한 284만원이다.

흑자액은 64만원으로 지난해보다 7.7% 증가했다. 흑자액이 늘어난 것은 소득이 늘어서라기보다 소비를 줄였기 때문이다.

가처분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인 평균소비성향은 77.5%로 지난해보다 0.5%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통계가 발표된 2003년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소비자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가계의 소비성향이 감소한 것은 경제불안 의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3. 3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4. 4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
  5. 5 "밖에 싸움 났어요, 신고 좀"…편의점 알바생들 당한 이 수법[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