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투신운용의 허남권 주식운용본부장은 22일 코스피지수가 연중 최저치를 경신한데 대해 "가격으로 보면 결코 비싸지 않지만 투자자들, 특히 개인의 심리가 최악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런 국면에서는 주가가 떨어질수록 더 비싸보인다"며 "기업실적이 두 배로 늘었다고 발표해도 그날만 반짝할 뿐 오히려 하락하고 웬만한 악재에도 하한가까지 밀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허 본부장은 "시장평균 PER(주가수익배율)이 9배 정도인데 4~5년전 지수가 700선일때의 밸류에이션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코스닥 등 성장주들은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지만 우량주들은 하방경직성을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 2000까지 증시 상승을 주도했던 성장주 중심의 큰 흐름이 끝났고 현재 조정국면을 지나면 가치주들이 주목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형태는 바뀌었지만 과거 'IT 버블' 이후의 흐름과 유사하다는 진단이다.
허 본부장은 "큰 사이클이 지났기 때문에 주도주가 바뀔 가능성이 크고 가치주로 중심이 이동하지 않을까 예상한다"며 "이성보다 심리가 지배하는 현재 지수나 시장예측은 무의미하며 개별 종목의 가치를 판단해 살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1988년 1000포인트에서 20년간 50% 밖에 오르지 않은 셈인데 복리로 은행예금 이자만 계산해봐도 현재 주식은 헐값"이라며 "바닥을 모를 것 같을 때가 바닥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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