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 언제까지 이어지나

더벨 이승우 기자 | 2008.08.22 16:58
3년9개월만에 최고를 기록한 달러/원 환율. 너도 나도 원화를 팔아 달러를 사겠다고 나서면서 원화 가치가 끊임없이 떨어진 결과다.

약세로만 갈 것 같았던 글로벌 달러는 미국의 쌍둥이 적자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 불안을 등(?)에 업고 안전자산으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 초강세로 전환하고 있는 것.

해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고유가에 인플레이션 압력까지 가중되며 원화 약세 압력이 배가됐다. 게다가 근 10년 가까이 절상(환율 하락) 경험만 해오던 시장 참여자들이 외환 전략을 180도 바꾸면서 약세 정도는 더욱 심해졌다.

이를 감안,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화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점차 그 정도는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원화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의 근거는. 금융 불안과 이로 인한 달러 강세 현상이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외환당국도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은 오랫동안 지속될 '화두'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 한 고위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은 단기간에 해소될 문제가 아니다"면서 "이 부분에서 당국도 대비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기 둔화가 유럽 지역과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점 역시 상대적인 달러 가치 상승을 이끄는 요인이다.

임지원 JP모간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글로벌 달러는 지난 30~40년 대비 저평가돼 있다"며 "미국 경제가 안 좋지만 다른 국가들이 더 안 좋아지는 쪽으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달러는 한동안 랠리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이 같은 인식들이 확산되면서 환율 상승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 게 사실이다. 수출업체들은 달러 팔자를 미루고 수입업체들은 달러 사기에 급급한 것. 외환당국이 계속해서 달러 매도 개입을 하고 있지만 이마저 사라지면 어김없이 환율이 오르는 것이 반복되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둔화와 신용경색이 빠르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환율 하방 경직성이 상당히 강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원화 약세 압력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도 힘을 얻어가고 있다. 글로벌 달러에 원화가 무차별적인 약세 압력을 받고 있지만 그 정도가 약해질 수 있다는 것.

이머징 국가중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튼튼한 경제 체력을 가지고 있어 약세 압력이 덜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지난 상반기 원화 약세 정도가 과도했던 점도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임지원 이코노미스트는 "지금 글로벌 달러가 대부분 국가의 통화 대비 무차별적인 강세를 시현하고 있는데 시간이 갈수록 각 통화별로 차별화가 이뤄질 것"이라며 "그 중 원화 약세 정도가 덜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상수지도 지난 6월 흑자로 돌아섰다. 150달러까지 근접했던 유가가 안정세를 나타내면서 무역수지 개선에 도움을 준 결과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200달러까지 간다던 유가가 안정되고 있고 내수가 둔화되면서 해외 서비스 수지가 개선되는 등 경상 수지가 개선되는 사이클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 외환시장은 경우 시장에서 보고 싶어 하는 것만 보는 것 같다"면서 최근의 환율 급등에 대해 경계했다.

임 이코노미스트도 "하반기에도 우리 경제가 완전히 회복된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유가가 떨어지면서 경상수지가 개선될 것"이라며 하반기 1020원과 1060원의 박스권을 제시했다.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과 관련해서는 "달러 대비 모든 통화가 약세로 간다면 미국을 제외한 나라에서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제품은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을 수 있다"며 "물가를 우려하는 정부도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2. 2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3. 3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4. 4 "몸값 124조? 우리가 사줄게"…'반도체 제왕', 어쩌다 인수 매물이 됐나
  5. 5 [단독]울산 연금 92만원 받는데 진도는 43만원…지역별 불균형 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