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골프자제령..국정 드라이브 앞서 집안 단속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08.08.21 17:16

李대통령, 정 실장 통해 간접 전달…"서민 경제 어려운데 자제해야"

이명박 대통령이 다음달 초까지 연이은 정책 발표를 예고하며 국정 드라이브에 박차를 가하기에 앞서 '집안 단속'에 나섰다.

최근 청와대 직원들에게 '골프 자제령'을 내린 것. 정정길 대통령실장이 비공식 석상에서 참모들에게 "추석 명절 전까지라도 골프는 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이 대통령의 뜻을 전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골프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추석을 앞두고 물가가 불안하고 서민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국민 정서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였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에는 육·해·공군 3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를 순시한 자리에서 일부 참모들에게 "골프를 꼭 치고 싶으면 이곳을 이용하는 게 어떠냐"는 뼈 있는 농담을 던진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앞서 지난 5월 청와대 기자단과의 오찬 자리에서 "골프를 해도 된다 안 된다를 일률적으로 지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당시 자율 방침을 밝힌 데서 이처럼 '강경' 모드로 바뀐 것은 국정 드라이브를 본격화하기 앞서 예기치 않은 '골프 구설수'에 휘말려 국정 주도력을 상실할 것을 우려, 이를 미연에 차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촛불 정국을 벗어나 지지율 회복세를 보이면서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내부 기강을 잡는다는 측면도 있다.


일각에서는 대외적으로 국민들에게 일하는 정부의 면모를 강조하며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함께 참고 견디자는 메시지를 전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 대통령이 지난 18일 공개된 야후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말쯤이면 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국민들에게 1년 정도는 함께 잘 견뎌나가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청와대가 이 같은 내부 방침을 전하면서 청와대 내 수석, 비서관은 물론 행정관들도 "당분간 골프는 물 건너갔다"고 채를 접는 분위기가 확연하다.

관가에서도 공무원 사회의 속성상 골프 자제령이 정부 각 부처는 물론 공기업, 산하기관으로 확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인식이 우세하다. 청와대발 기강 잡기가 다시 시작됐다는 얘기다.

청와대는 지난 3월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이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지금 이 시점에 골프를 하는 수석이나 비서관은 없겠지만…"이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며 사실상 골프 금지령이 내려졌다가 취임 100일이었던 6월 초부터 해금령 얘기가 나오던 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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