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리먼 불발이 뜻하는 것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8.08.21 15:29
리먼 브라더스가 이달 초 산업은행(KDB), 중국 씨틱증권 등과 지분 50%를 매각하기 위한 협상을 벌였지만 결렬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 보도했다. KDB와의 협상은 타결 직전까지 갔지만 결국 무산됐다고 전했다. 리먼이 너무 높은 가격을 요구한 게 결렬의 이유였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리먼의 브랜드에 주목하고 애착을 보여왔다.

타결 직전까지 갔던 KDB의 리먼 투자가 결렬된 것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않다. 우선 해외투자자들의 월가 은행들에 대한 시각이 냉철하게 바뀌었다는 것이다. 지난해와 올해초 중동과 중국 싱가포르의 국부펀드에서 메릴린치 씨티그룹 등을 적극 샀던 것과 다른 태도다.

신용경색이 장기화되고, 이 때문에 경기침체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는 '현실'을 대폭 수용한 전략의 변화로 풀이된다. 앞날이 불투명한데 비싸게 살 이유가 없다는 판단인 것이다.

리먼은 8월로 끝나는 3분기에도 최대 40억달러를 추가상각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규모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투자 유치가 물건너가면 리먼의 유동성 위기설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이번 협상 결렬로 리먼의 증자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신용경색의 해결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자산운용사 매각 등을 통한 자금 수혈이 보다 절실해졌다.

전날 7% 넘게 급등했던 중국 상하이증시가 21일 3% 넘게 하락하고 있다. 대반전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이 크게 실망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유럽의 경기침체 앞에서 고점대비 60%나 무너졌던 중국이 무난하게 반전할 것으로 기대하는 게 무리다.

주간 신규실업수당 신청건수, 7월 경기선행지수 등이 발표된다. 지난주 44만건의 실업수당이 신청된 것으로 추정됐다. 전주는 45만건이었다. 경기선행지수는 0.2% 하락해 전달 하락률 0.1%를 웃돈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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