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은 가장 간단한 봉사입니다. 하지만 이 간단한 봉사가 바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힘이 되니 놀라운 거죠."
그가 처음으로 헌혈을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시절. 지금처럼 정기적으로 헌혈을 결심 한 것은 1996년 한국인 입양아 성덕 바우만의 이야기를 듣고서다. "낯선 나라로 입양됐지만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위치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밝은 모습으로 희망을 잃지 않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서 헌혈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비교적 쉬운 전혈과 혈장헌혈 이외에 1시간 30분 가까이 소요되는 혈소판 헌혈을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 혈소판 헌혈은 1회로 다섯 명의 백혈병 환자를 치료하는 데 필요한 약을 만들 수 있지만 일반 헌혈에 비해 고통이 심하다고 알려져 있다. "꾸준히 헌혈을 실천할 방법은 없을까 생각하다가 대한적십자사의 다회(多會) 헌혈봉사회에 가입했습니다. 덕분에 2주에 1번씩 꾸준히 혈소판 헌혈을 하고 있죠."
헌혈 뿐 아니라 그는 이 봉사회를 통해 알게 된 유치원생에서 2006년 골수기증을 하기도 했다. "백혈병을 앓고 있는 어린아이의 이야기를 듣고는 가만있을 수 없었어요. 헌혈보단 힘들었지만 마음은 더 따뜻해지더군요."
그의 나눔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가족을 설득해 장기기증서약을 하기도 했다. "헌혈을 하다 보니 더불어 사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남을 위한 일을 자꾸 찾게 되는 걸 보면 이것도 중독이죠. 처음엔 반대하던 가족들도 나중엔 제 뜻을 알고는 동의해주더군요."
헌혈을 위해 운동을 열심히 하면서 체력을 보강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며 웃는 그는 차곡차곡 모아둔 헌혈증을 모아 직장 동료 가족에게 기증하기도 했다. 소중한 생명을 필요로 하는 이웃들에게 틈틈이 헌혈증을 나누어 줄 때면 또 한번 봉사를 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그는 여느 '헌혈왕'의 포부처럼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꾸준히 헌혈을 하고 싶다고 했다. "헌혈을 못 받아 생명을 잃는 사연을 듣게 될 때마다 정말 안타깝습니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저부터라도 헌혈을 전파해나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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