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통신사 투자 직접 챙긴다

머니투데이 신혜선 기자 | 2008.08.21 18:00

소모적 마케팅戰 감시...콘텐츠ㆍ中企 육성으로 '일자리 창출'

방송통신위원회가 소모적인 '마케팅 전(戰)'이 벌어지고 있는 통신시장에 적극 개입한다. 과도한 마케팅 경쟁을 중단시키는 대신 사업자의 적극적인 투자를 유도해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 육성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방통위는 21일 마케팅비를 중심으로 한 시장 모니터링과 사업계획서에 근거한 투자실적 점검을 강화하는 등 통신사 투자를 적극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투자확대를 위해 기존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가 일몰되지 않도록 기획재정부와 협의하고, 인터넷전화(VoIP)나 와이브로와 같은 신규서비스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방통위는 이날 오후 6시 최시중 위원장과 남중수 KT 사장 등 8개 기간통신사업자 CEO가 참여한 간담회에서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확대'를 위한 이 같은 정책 방향을 밝혔다.

◇고용 창출 없는 마케팅 전 `그만`

방통위의 이번 정책은 `정부가 기업의 마케팅을 직접 통제한다`는 비난이 일 수 있다. 그럼에도 방통위가 이런 선택을 한 이유는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현재의 시장 구도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일자리 창출'이 국정 핵심 과제로 상정돼있는 상황에서 투자 확대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성이 제기된 것.

신용섭 방통위 통신정책국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삼성전자, LG전자에 득이 되는 보조금 경쟁 보다는 콘텐츠 등 미래유망분야로 이통사의 자금 지출을 전환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방통위 조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이통사 마케팅비 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3조2130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마케팅 규모에서 외국 평균 수준보다 20%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육성ㆍ 콘텐츠산업 활성화 추진

방통위는 통신사에 신규채용 확대, 중소기업 육성에 대한 역할강화도 촉구했다.


신 국장은 "통신사의 투자비는 통신기기, SW 등 방송통신 관련 전후방 산업으로 지급되는데 투자 감소로 중소업체들의 경영이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통위는 중소기업과 동반성장을 위해 구매예고제를 유도하고, 통신사의 중소기업 자금 지원 수준을 파악하는 등 '통신사-중소기업간 거래 관계 점검'도 실시할 계획이다.

또, 방통위 차원에서 '콘텐츠 활성화 지원 전담반'을 구성해, 성장잠재력이 유망한 콘텐츠산업에 대한 통신사의 선도적 투자 유도 방안도 강구할 계획이다. 특히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결과를 공개하고, 와이브로, BcN 등 차세대 통신망 투자실적 점검도 강화할 예정이다.

◇신규서비스 활성화ㆍ세재 혜택 '당근 정책'도 제시

방통위는 투자 유도에 맞춰 인터넷전화 및 와이브로와 같은 신규서비스를 활성화하고, 세제지원이라는 '당근 정책'도 제시했다.

VoIP 번호이동의 경우 긴급통화대책이 마무리되는 대로 조속히 실시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천명했으며, 와이브로도 번호부여 및 음성탑재를 적극 검토해 조만간 도입 여부를 결정짓겠다고 밝혔다.

세제지원의 경우 일몰 예정인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투자비 7% 세금 공제)'도 현행대로 유지할 수 있도록 기획재정부와 적극 협의할 예정이다.

신 국장은 "IT산업의 최상위 가치사슬에 있는 통신사들은 마케팅 경쟁 대신 투자를 통해 고용을 창출하고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사회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방통위의 이번 정책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보조금 축소를 통한 요금 등의 본원적 경쟁과 서비스 품질 제고를 위한 투자 확대에 대해 원칙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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