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 아들 덕에 대형선박 명명자된 어머니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 2008.08.21 11:02

현대중공업 직원 어머니가 명명식 주인공으로 초대돼

아들이 만든 배의 명명식에 어머니가 이름을 짓는 주인공으로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21일 오전 11시 열리는 프랑스 CMA CGM사의 선박 명명식에 이 회사 시운전부에 근무하고 있는 문지환씨(31세)의 어머니 송춘자씨(65세)가 스폰서(이름짓는 사람)로 나선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선박 명명식에서 이름을 붙이는 것은 보통 여성들이 한다. 명명식에 이름을 붙이는 사람을 스폰서라고 한다. 스폰서는 보통 선주사측에서 선주 부인이나 고위관계자 부인이 맡는다. 배를 빨리 만들거나 잘 지어주면 감사의 표시로 스폰서를 조선소측이 선택할 수 있게 해준다.

스폰서는 은도끼로 스위치 같은 것을 내려찍는데 그러면 축하 박이 터지면서 명명됐음을 알리게 된다. 예전에 배를 다 지으면 배를 고정시킨 밧줄을 도끼로 찍어서 바다로 나갈수 있게 하던 행사에서 유례된 것이다. 최근 스폰서가 직접 이름을 짓지는 않지만 상징적인 의미로 스폰서가 명명했다고 한다.

현대중공업측은 "간혹 여직원 및 직원 부인이 스폰서로 참여한 경우는 있지만, 직원 어머니가 명명식 무대에 오른 것은 처음"이라며 "이번에 직원 어머니가 명명식에 초대된 것은 선주사인 CMA CGM사의 요청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CMA CGM사가 최근 인도된 자사 선박에 큰 노력을 기울여준 문씨에게 감사를 표시하며 문씨의 어머니께 명명식 스폰서를 맡기고 싶다고 전해왔다고 한다.

문 씨는 1남 1녀 중 막내로, 홀어머니와 뇌성마비1급 장애를 가진 누나를 부양하며 어릴 때부터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해왔다. 경상대학교 전기공학과를 졸업해 지난 2006년 1월 현대중공업에 공채로 입사해 지금까지 30척이 넘는 선박의 전장(電裝) 부문 시운전을 담당해왔다. 전장 시운전은 선박 건조 후 3~4일 동안 근해를 항해하며 항해장비와 발전기, 배전반, 엔진 등 선박의 전기ㆍ기계장치를 검사하는 작업이다.

어머니 송씨는 "넉넉지 않은 환경에서도 자신의 일을 묵묵히 잘해내고 있는 아들에게 감사한다"고 감회를 밝혔고, 아들 문 씨는 "내가 만들고 어머니가 이름 붙인 배가 오대양을 누빈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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