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환율은 990원?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 2008.08.20 15:28

정부, 과거 4개월 평균환율로 예산안 편성… 불필요한 오해 피할 목적

-2009년 예산안 편성시 기준환율 990원
-전망치 아닌 과거 평균값 사용
-환율 오르면 외화지출 많은 부처는 '쩔쩔'


정부가 내년 예산안을 짤 때 적용하는 원/달러 환율로 990원을 각 부처에 제시했다. 경제성장률, 국제유가 등은 전망치를 적용하지만 환율은 실적치, 즉 과거 환율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예산안에 과거 환율을 적용하는 것은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외화 지출이 많은 부처는 환율 상승으로 속이 새까맣게 탈 지경이다.

◇내년 환율은 990원?=기획재정부가 지난 4월말 각 부처에 전달한 '2009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 지침'에 따르면 2009년 예산안 편성시 적용할 환율은 990원이었다.

재정부 관계자는 20일 "내년 환율은 따로 전망하지 않고 예산안 작성 지침을 내리기 전 3~4개월 평균 환율인 990원을 기준환율로 제시했다"며 "예산안 편성과정에서 필요하면 일부 수정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990원은 올 1~4월까지 평균 환율이다.

실제 예산안에 적용되는 환율도 예산안 작성 지침 때와 마찬가지로 직전 3~4개월 평균 환율을 적용한다. 예산안은 10월초 국회에 보고하기 때문에 각 부처에 배정할 예산은 6~9월까지 평균 환율이 적용된다.

◇전망치 안 쓰는 이유는=재정부는 환율 외에 다른 경제지표는 전망치를 기준으로 예산안에 반영한다.


경제성장률은 내년이 올해보다 약간 높은 5%가 될 것으로 보고 이를 기준으로 예산안을 짜고 있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약간 웃도는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대 중반 정도로 보고 있다.

유독 환율만 전망치가 아닌 과거값을 쓰는 이유는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다. 환율 전망치를 제시할 경우 정부가 목표로 하는 적정환율이 밝혀져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전망치를 쓰면 필요 없는 오해를 살 수 있어 과거 평균값인 실적치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환율 오르면 일부 부처 예산부족 =2008년 예산안의 기준 환율은 920원이다. 외화 예산이 필요한 부처는 920원을 기준으로 원화로 예산을 받아 쓰고 있다.

그러나 현재 환율 1050원으로 130원가량 높다. 외교통상부나 방위사업청 등 외화를 많이 쓰는 부처의 경우 예산 부족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환율 상승으로) 어려운 정도가 아니라 죽을 정도"라며 "꼭 필요한 곳에는 지출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지출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예산에 적용된 원/달러 환율은 2002년(1300원)이후 꾸준히 하락해 2007년엔 950원으로 1000원이하로 떨어졌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2. 2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3. 3 1년 전 문 닫은 동물원서 사육사 시신 발견…옆엔 냄비와 옷이
  4. 4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5. 5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