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리먼,핵심사업 매각수순 '달고도 쓰다'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8.08.19 16:32

당장 필요한 돈은 들어오겠지만 지속한 수익 창출 능력은 약화

3분기에도 30억달러 안팎의 상각으로 20억달러 상당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 리먼브러더스가 투자 및 운용(investment-management, 이하 IM) 사업부 매각을 추진하고있다. IM은 리먼의 핵심 사업부라고 할 수 있으며 운용사인 노이버거 버먼을 비롯, 헤지펀드와 사모펀드 그리고 '큰손' 고객 자산관리(private client) 사업부도 포함돼 있다.

19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매각 대상에 오른 IM사업부의 가치를 80억~100억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리먼의 현재 시가총액 104억4000만달러와 맞먹을 정도다. 그만큼 리먼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다.

리먼은 매각을 위한 첫단계라할 수 있는 IM사업부의 회계 장부를 매입 의사가 있는 투자자들에게 배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부의 배포가 곧바로 매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의 평가를 사실상 처음으로 받는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절차다.

장부를 보낸 곳은 사모펀드 회사인 칼라일, 헬먼&프리드먼 그리고 제너럴 애틀란틱 이 포함된 그룹이다. 블랙스톤 그룹도 최근 IM 사업부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IM 사업부의 세부적인 회계 장부를 받아본 예비 투자자들은 이 사업부의 실질 가치를 판단하고 보다 진지하게 인수 여부를 논의할 시간을 달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리먼이 이처럼 매각 단계를 밟기 시작한 것은 이달로 끝나는 3분기에 18억달러의 손실이 가능하다는 애널리스트의 전망을 비롯, 대규모 상각과 손실이 지속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진 때와 거의 일치한다. 리먼 주가는 18일 7.1%나 급락한 15.03달러로 마감됐다. 올들어 77% 폭락했다.


대규모 자금 조달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보여줘 시장의 신뢰를 얻어야하는 리먼에게 남아있는 시간은 많지 않아 보인다. 이번 부동산 경기침체로 손실이 불어나고 있는 부동산 매각도 고려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리먼은 그러나 2003년 26억달러에 사들인 이후 회사에 막대한 이익을 안겨준 IM 사업부 매각이 아깝다는 표정을 감추지 않고 있다. 그래서 지분을 모두 파는 게 아니라 20%는 자신이 보유하고 나머지는 전략적 매입자에게 파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리먼이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는 상당 지분을 갖기를 원한다는 관측도 나왔다.

어떤 방식의 매각이든지 노어버거 버먼 등의 지분 매각이 리먼에게는 '달면서도 쓴'(bittersweet) 일일 수 밖에 없다. 당장 한푼이 아쉬운 상황에서 귀한 돈은 들어오겠지만 지속가능한 수익을 내는 중요한 원천을 잃게되기 때문이다.

한 소식통은 "블랙스톤의 경우 통상 운영중인 사모펀드를 통해 바이아웃(LBO) 방식으로 회사를 인수해왔으나 리먼 사업부에 대해서는 회사가 직접 투자하는 방안을 더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산운용으로 사업을 다양화하려는 블랙스톤의 구미에 딱 맞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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