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08월19일(12:18)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원유 시장에서 투기세력에 족쇄를 채울 수 있을까.
현재 미 의회에는 상원과 하원을 합쳐 총 8개의 상품시장 투기세력 제한 관련 법안이 제출돼 있다. 원유 시장에서 투기세력을 퇴출할 수 있는 견제 법안이 정식 안건 상정을 기다리며 움츠리고 있는 셈이다.
이 법안들은 거래 증거금 인상, 거래 규모 및 횟수 제한, 감독기관의 강제조사권, 거래투명성 확보 등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에너지 및 곡물시장에서 투기 포지션을 제한할 수 있는 방안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최근 원유 시장의 투기세력들이 매수 포지션을 축소하며 가격하락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투기세력 제한 관련 법안이 통과될 경우 유가 하락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투기세력 제한 관련 법안만 8개...유가 하락세에 쐐기?
미국 내 투기 거래 규제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투기세력의 반응도 가시화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NYMEX) 원유선물옵션에서 투기세력 매수포지션은 지난 5일 기준 20.8만 계약으로 연중 최고치인 지난 2월 26일의 30.2만 계약에 비해 31% 감소했다.
휘발유선물옵션의 투기세력 매수포지션도 지난 5월 20일 8.2만 계약에서 지난 5일에는 5.8만 계약으로 28% 감소했다.
한편 달러화 강세 전환과 선진국의 경기 침체 심화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 가능성으로 유가는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미 에너지정보부(EIA)는 올해 및 내년 유가 전망을 하향 조정해 발표하기도 했다.
원자재 정보 전문업체인 코리아PDS(www.koreapds.com)에 따르면 EIA는 향후 18개월간 석유시장의 펀더멘털 개선을 근거로 올해 평균 유가를 배럴당 119.0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도 최근 한 달 사이 20% 가까이 하락한 유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원유 생산량 감소가 가시화되기 전까지 유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지난달 배럴당 147.27달러까지 치솟은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18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일 대비 배럴당 0.90달러 하락한 112.87달러에 거래됐다.
◇법안 둘러싼 신경전, 투자은행(IB) 변수도...
물론 투기세력 제한법의 파급력을 의심하게 만드는 몇 가지 변수는 있다.
9월에 회기가 시작되면 투기세력제한법이 우선 논의될 것으로 미 상품 시장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과 공화당이 세부적인 내용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원안의 형태가 어느 정도 유지될지는 알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연구분석부장은 “최종 통과 시까지 현재 추진되고 있는 법안이 온전히 유지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정당 간 협상 과정에서 법안의 효용성이 퇴색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전략비축유(SPR) 방출안이나 외변대륙붕(OCS) 개발 제한 해제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투기세력 제한법을 완화할 수 도 있다는 설명이다.
민재영 코리아PDS 물가분석팀 책임연구원은 “투기세력제한법은 정책적으로 통과 여부가 결정되는 경향이 있다”며 “민주당은 전략비축유(SPR) 방출안을 공화당은 외변대륙붕(OCS) 개발 제한 해제안을 법안 통과에 결부시키고 있다”고 언급했다.
민 연구원은 “9월로 예정된CFTC의 발표를 주목해야 한다”면서도 “미국 내 대형 투자은행(IB)과 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입김도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헨리 폴슨 현 미 재무장관 역시 월스트리트의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 전 회장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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