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뿐인 '大馬能死'… FRB, 언제 결단할까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 2008.08.19 08:10

블룸버그 "美연준 대마불사 고집, 부실 양산 악순환 우려"

신용위기 이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기능이 지나치게 비대해져 또 다른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정부 개입이 불가피하게 만드는 시스템 불안 상황의 범위를 줄임으로써 도덕적 해이와 '대마불사'인식을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른바 '대마능사(大馬能死)'론을 제기한 것이지만 지금까지 역할로 보면 어떤 금융기관을 망하게 둘 지 결정하지 못한 것 같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와 관련 시간을 오래 끌수록 결정하기가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19일 분석했다. 부실 금융기관도 수혈을 통해 연명하게 두면 결국 시장 부실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미 의회가 9000억달러에 달하는 연준 자산을 긴급 구제금융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 연준 자산이 자칫 소화기 용도로 쓰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우려는 18일 금융시장에서 화두로 떠오른 패니매, 프레디맥 구제 금융 임박관측에 실려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지금까지 연준은 금리 인하와 재할인 창구 개방을 시작으로 JP모간의 베어스턴스 인수를 쉽게 하기 위해 베어스턴스의 자산 290억달러를 인수해 주는 등 역할을 대폭 확대해왔다. 베어스턴스 자산 인수 이후에는 시장이 필요하면 연준이 적극 개입하겠다는 발언으로 시장 패닉을 막았다.

버냉키 의장은 또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학자금 담보부 증권을 연준 대출을 위한 담보 자산으로 인정해 달라는 의회 요구를 수용했다.

클라이막스는 지난달 의회가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한 긴급 지원 방안을 통과시키면서 연준으로 하여금 정부가 보증하는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을 쉽게 허락하도록 단서 조항을 삽입한 것이었다.

이 단서 조항대로라면 연준은 정부 보증 금융기관이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위기 해결사로 내몰릴 수 밖에 없다.

저명한 연준 전문가인 앨런 멜처는 "연준은 지금 의회와 금융시장을 달래는데만 급급하다. 하지만 이는 최악의 선례를 남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연준이 규칙 없이 금융기관 구제에 나서다 보면 도덕적 해이는 물론 금융기관들의 불만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연준이 베어스턴스 구제 금융을 결정하고 3일 후에는 펜실베니아 의원이 비(非)은행인 학자금 대출 기관들에게도 재할인 창구를 개방해달라는 요구까지 했다.

전 리치몬드 연은 총재인 알프레드 브로더스는 "한 번 해 주고 나면 다음 번에 노라고 말하는 것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신용위기를 겪으면서 연준이 신뢰받는 기관이라는 점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리스크가 큰 금융기관에 지원을 하는 것에 더 신중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버냉키 의장은 베어스턴스 구제금융을 결정하고 난 뒤 의회 증언에서 "베어스턴스를 살림으로써 이익을 본 것은 베어스턴스도 아니고 월스트리트도 아니다"며 "바로 미국 경제"라고 말했다. 신용위기를 수수방관할 경우 닥쳐올 후폭풍을 연준으로서는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다는 절박함이 묻어났다.

그는 "금융시장은 지금 엄청난 스트레스 상황에 놓여 있다. 이것을 방치해 키울 경우 고용과 미국 전체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준은 오는 22일 캔자스시티 잭슨홀에서 개최하는 전세계 중앙은행들과의 심포지엄에서 이 같은 시장 우려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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