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대우조선 포기 "M&A 3~4건 더"

머니투데이 김창익 기자 | 2008.08.18 11:58

(종합)"조선사 인수통한 '종합중공업 업체 도약' 목표엔 변함 없어"

두산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포기한 것은 승산 없는 싸움에 회사의 역량을 소진하는 것 보다는 핵심역량을 강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게 낫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두산의 한 핵심관계자는 "조선업 진출 및 기존 핵심사업 집중이라는 두가지 선택에 대해 전략적 검토를 한 결과 현재 시기적으로 기존 핵심 주력사업에 집중하는 게 국제 경쟁력 배양과 성장에 유리하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라 대우조선해양 입찰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두산은 1조원 가량의 자체자금이 있고, 유력한 재무적투자자(FI)와의 제휴를 통해 자금동원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면서도 "포스코 등 경쟁상대에 비해선 열세인 역학구도를 감안할 때 인수에 나서지 않는 게 최선의 전략적 선택이라는 게 경영진의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최대 1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대우조선 인수전에서 두산은 포스코ㆍGS 등 인수전 참여를 선언한 경쟁사들에 비해 여러가지 면에서 열세에 놓였었다.

2007년 사면을 받기는 했지만 박용성 회장 등 오너일가의 분식회계 및 횡령 등 범죄사실이 도덕성 등 인수전의 비계량적 요소 평가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할 게 분명하고, 해외차입 등으로 지난해 51억달러 규모의 밥캣을 인수하는 등 그동안 대형 M&A를 진행하면서 자금여력이 상대적으로 열세란 평가를 받아왔다.

아울러 조선업의 장기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것도 이번 결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조선업이 최근 10년간 장기호황을 누리면서 한국 업체들이 3년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지만 최근 세계경제 침체에 빠지면서 조선업 장기전망도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과연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여야 하는지 상당히 고심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두산은 이에 따라 대우조선 인수계획을 접고 당분간 담수설비 및 건설기계 등 기존의 핵심사업강화를 위해 중ㆍ소규모의 관련 업체 인수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와 관련, "세계경제 침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신규 사업 진출 보다는 ISB(인프라구축 지원사업)분야 핵심부품소재 및 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며 "현재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를 망라해 그룹사에서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M&A가 서너건 더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하지만 "조선사 인수를 통해 종합 중공업 업체로 도약할 것이란 장기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853억원 규모의 노르웨이 목시 엔지니어링사 인수는 이같은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목시사(社)의 대형 덤프트럭.


노르웨이 서부 해안인 몰데(Molde)에 위치한 목시사는 23~46톤급의 굴절식 덤프트럭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과 영국에 각각 판매법인과 R&D센터를, 유럽 및 북미 지역에 61개에 이르는 딜러망을 보유하고 있다.

목시의 주력제품인 굴절식 덤프트럭(ADT; Articulated Dump Truck)은 앞뒤 프레임이 독립돼 차체가 좌우로 굴절하는 덤프트럭으로 선회반경이 작아 좁은 장소에서의 주행성능이 뛰어나고 대용량을 운반할 수 있다.

굴절식 덤프트럭은 이같은 장점 때문에 대형광산 개발 및 험지 건설공사를 위해서는 필수 장비로 사용되고 있다.

세계 굴절식 덤프트럭 시장은 최근 원자재가 상승에 따른 광산개발 증가로 최근 3년간 연평균 18%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지난해 시장규모도 3조4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ㆍ유럽ㆍ미주 등지에 퍼져 있는 300여개의 기존 딜러망을 활용해 목시사의 판매망을 전세계로 확대해 2012년까지 매출을 2억5000만 유로(3875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두산인프라코어 김동철 전무(건설기계BG장)는 "목시사는 작년에 5400만 유로(833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회사로 규모는 크지 않지만 굴절식 덤프트럭에 대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어 두산인프라코어의 사업과 연계될 경우 인프라 구축 지원 사업에 상당한 시너지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싸구려 중국산' 무시하다 큰 코…이미 곳곳서 한국 제친 지 오래
  2. 2 "결혼 누구랑? 어떻게 그럴 수 있어" 허웅이 남긴 '미련문자' 공개
  3. 3 제복 입고 수감자와 성관계…유부녀 교도관 영상에 영국 '발칵'
  4. 4 허웅 "치료비 달라는 거구나"…"아이 떠올라 괴롭다"는 전 여친에 한 말
  5. 5 "보는 사람 없어, 한 번만"…알바생 수차례 성폭력한 편의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