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건설①]원리금 부담 만만치 않네

더벨 김동희 기자 | 2008.08.18 08:42

[위기의 주택건설사]만도, 병주고 약주고..PF채무 자기자본 3.6배

이 기사는 08월14일(10:07)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최근 미분양이 늘면서 불어 닥친 주택건설 시장의 한파에도 한라건설의 재무위험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크지 않다.

비교적 사업성이 안정적인 토목, 건축 부문의 공사 잔액물량이 40%(2007년 말 기준)를 넘어 건설 사업 리스크가 적절히 분산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3월 지분 인수에 성공한 만도의 사업가치가 우수하다는 점도 한라건설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근거다.

그러나 최근 한라건설의 재무 안정성에는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만도 인수로 차입금이 크게 늘면서 부채비율은 300%를 넘어서는데 들어오는 현금은 줄고 있기 때문이다.

공사를 진행하기 위해 먼저 지급해야할 운전자금 규모도 커지면서 재무구조를 악화시키고 있다. 자기자본의 3.6배(약 1조 원)에 달하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발 채무도 부담이다.

총 차입금 5751억...재무 안정성 '위협'

한라건설의 차입금은 지난 2006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 재무 부담을 키우고 있다. 지난 2006년 말 3248억 원이던 총 차입금은 지난해 말 4736억 원으로 늘더니 올 3월 말에는 5751억 원까지 증가했다.



총 차입금에서 현금과 장단기금융상품을 제외한 순 차입금 역시 지난 2006년 이후 두 배 가량 늘어난 5473억 원(3월 말 현재)을 기록하고 있다.

단기성 차입금도 50%에 달한다.

한라건설의 총 차입금 가운데 1년 이내에 만기도래하는 유동성 장기부채를 포함한 단기성 차입금은 2719억600만 원이고 회사채를 포함한 장기 차입금은 3031억9400만 원이다.

이에 따라 한라건설은 영업상 벌어들이는 현금으로는 만기 돌아오는 차입금과 이자를 갚기도 팍팍한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실제로 총 차입금을 EBITDA(이자비용, 법인세, 감각상각비 공제 이전 이익)로 나눈 재무 안정성 지표는 지난 2006년과 2007년 7.4배에서 올 3월 말 11배로 늘었다. 이 지표가 높은 수록 차입금 부담이 커졌다는 것을 말한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2006년 말 41.2%에서 올 3월 말 49.9%까지 높아졌다. 낮은 수록 이자부담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EBITDA/금융비용(배)도 지난 2005년 4배에서 올 3월 말 현재 1.5배를 기록, 악화되고 있다.

운전자금 및 공사 미수금 '발목'...PF 우발채무도 1조 수준


운전자금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03년 1770억원 수준의 운전자금 규모는 공사 자금 회수가 늦어지고 미수금이 늘어나면서 올 3월말 3789억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한해 동안 1153억원의 운전자금 투자가 발생했다. 운전자금 회전율도 2003년 6.5회전에서 지난해말 3회전으로 두 배 이상 둔화됐다.

PF 우발채무 문제가 야기되지 않는다면 자체 차입금의 차환부담은 그다지 크지 않다. 3월말 기준 단기차입금은 71억원에 불과하고 유동성 장기부채는 3월말 현재 2648억원이다. 유동성 장기부채는 5월과 7월 각각 500억원씩을 상환했다. 대전 서남부 지역과 인천 청라지구의 토지대금 부담이 있었지만 올해 2분기 이후 상당부분 해소돼 현재 360억원만 남아 있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다만 8월과 11월 만기 500억원이 남아 있는 가운데 건설사 차입금 만기도래가 8월 이후3분기에 몰려 있는데다 금융권이 건설사 추가 자금지원을 꺼리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PF우발채무는 1조 원 수준으로 다른 중견 건설업체들과 비교해 과도한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무시할 수 없는 위험요인인 것만은 분명하다.

한라건설의 PF사업과 관련한 우발채무는 지난 6월 말 현재 1조1790억 원이다. 이 가운데 1813억 원이 제주와 여주 지역 골프장과 관련한 지급보증이며 나머지는 대부분 민간 주택사업과 관련한 보증 및 채무인수다.

회사 측은 제주 세인트포 골프장(1163억 원), 대전 서남부 14블록(360억 원) 등 대부분의 사업지역의 분양성이 높아 위험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우발채무의 위험 부담은 남아있다.

만도 인수, 약인가 독인가...재무구조 해결사(?)

올 들어 한라건설의 차입금 부담을 높인 것은 만도를 외부차입에 의존해 인수한 영향이 크다.

한라건설은 지난 3월 KCC, 산업은행, H&Q(국민연금 사모펀드)와 컨소시엄을 구성, 만도 지분 26.6%를 을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인수자금으로 사용한 1463억 원은 2년짜리 장기차입을 통해 조달했다. 이로 인해 한라건설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295.8%에서 올 3월 말 328%까지 높아졌다.

그러나 만도 지분을 인수한 것이 한라건설에 부정적으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만도의 재무구조가 안정적이고 사업가치가 우수해 한라건설의 재무융통성을 높여준다는 분석 때문이다. 지난 6월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한라건설의 만도 인수를 긍정적으로 평가, 신용등급을 'BBB0'에서 'BBB+'로 한 단계 상향 조정했다.

실제로 만도를 감안한 한라건설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50%내외로 하락한다. 총 차입금을 EBITDA로 나눈 재무지표 역시 5.6배에서 3배로 개선된다. 회사 측은 만도로 부터 받는 배당금을 통해 인수를 위해 빌렸던 이자비용을 충당할 것으로 기대하고도 있다.

자산운용사 채권 매니저는 "한라건설의 경우 현금흐름은 나쁘지만 만도와 정몽원 회장을 통한 유동성 확보가 가능한 상황"이라며 "지난 9년간 사업을 진행하지 못한 경기도 광주 오포 사업부지 역시 가치가 높아져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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