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 中企 "추석이 무섭다"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 2008.08.17 14:24

[명동풍향계]불공정하도급 피해센터 설치… 실효성은 '의문'

추석을 앞두고 중소기업들이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다. 시중은행이 중기대출과 어음 할인에 보수적인데다 명동 시장의 어음할인율마저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급기야 정부에선 밀린 하도급대금 지급을 유도하기 위해 '불공정하도급 신고센터'를 설치했다. 하지만 거래가 끊길 것을 우려한 중소기업이 신고할 엄두도 못내는 형편이라는 소식이다.

◇추석 앞두고 '자금난'= 경기 침체 속에 맞는 한가위가 중소기업에겐 반갑지 않다. 중소기업 10개 가운데 3개는 추석 상여금 주기가 빠듯할 정도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의 보수적인 대출운용이 이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은행권에선 중소기업 대출 조건을 강화하고 있고, 어음 할인 한도를 낮춰잡아 보수적으로 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A은행이 7% 금리에 채권을 발행할 정도로 은행권의 자금 조달 여건이 좋지 않은 탓이다.

명동 시장의 어음 할인율도 덩달아 오르고 있는 추세다. 어음 할인 금리는 지난 2월 평균 0.974%에서 이달 중순 0.980%로 소폭 상승했다. 이같은 금리 상승 기조는 올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명동의 한 관계자는 "은행권 뿐 아니라 저축은행과 명동 시장까지 금리 인상 분위기로 전환됐다"며 "중소기업들이 사채 시장에 손을 벌릴 정도로 어려운 환경"이라고 전했다.

◇현금 거래? "두번 울린다"= 어음 할인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현금 거래'를 무조건 반길 수도 없는 형편이다. 중견 건설사인 B사의 '현금거래'가 대표적인 예다.

B사는 어음을 발행하지 않고 현금 거래만 하고 있다고 '자랑'한다. 하지만 이 회사 납품업체는 '죽을 맛'이다. 현금 결제를 5~6개월 뒤로 미루다 보니 그 기간동안 돈줄이 꽉 막혔기 때문이다.

사실 B사는 부도 전력이 있어 은행에서 당좌거래가 정지됐다. 궁여지책으로 현금거래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납품업체로선 차라리 어음을 받아 할인을 하는 것이 낫다고 하소연할 정도다.

정부에선 이러한 불공정하도급 사례를 막기 위해 신고센터를 만들었다. 추석을 앞두고 하도급대금을 신속히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거래가 끊길 것을 우려한 하도급 업체들이 감히 신고를 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2. 2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3. 3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4. 4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5. 5 "노후 위해 부동산 여러 채? 저라면 '여기' 투자"…은퇴 전문가의 조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