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IR을 고민하다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 2008.08.18 09:13

수주계약 취소로 주가 급락하자 소통부재 실감… 공시·홍보 강화 목소리

국내 조선업계가 IR(투자자관계)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최근 일부 조선소들의 수주계약 취소가 주가 급락으로 이어진 것에 큰 자극을 받은 것이 계기다.

국내 조선업계는 세계 1위의 위상에도 불구하고 IR에 무관심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1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공업협회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협회 소속 조선업체들은 지난 13일 모임을 갖고 IR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협회에서는 한장섭 부회장이, 회원사들은 홍보담당 임원들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수주 계약 취소로 인한 주가 급락이 시장과의 소통 부재에 따른 것으로 보고, 수주관련 공시 등을 강화키로 했다. 펀드멘털(기초여건)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일부 수주 계약 취소 건이 시장에 충격을 준 데는 해당 공시와 조선업계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진단이다.

한 참석자는 "세계 최초, 최대 혹은 대규모 수주 뿐 아니라 작은 수주 건이라도 되도록 공시를 해서 수주가 꾸준히 일어나고 있음을 알리자는 의견이 있었다"며 "수주 취소건 등도 공시만 짤막하게 내기보다 보도자료 등을 통해 자세하게 설명을 할 필요가 있다는 데도 공감했다"고 말했다.

수주 취소건 공시가 자주 나오지 않도록 선박 수주 계약을 되도록 선박별로 개별 계약을 하자는 제안도 있었다. 한, 두건의 선박 계약 취소가 있더라도 공시 대상(연 매출의 5% 이상)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 방안은 선주의 양해를 구해야 하는 등 고려해야할 점이 많아 실현될지는 불확실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국내 조선업체들의 전반적인 IR 마인드가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내 조선업체들이 세계 조선 시장을 호령하는 등 막강한 위상에 반해 IR에는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 B2B(기업간거래)라는 업종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기업의 위상과 시장 영향력 등을 감안해 걸맞는 IR 활동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4일 수주계약 취소가 악재로 작용하며 조선주가 급락했을 때도 주식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 바 있다.

한 부회장은 "펀더멘털과 관계없이 주가가 급락하면 결국 '개미(일반 개인투자자)'들만 손해를 보게 된다"며 "조선업계도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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