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조선수 나이조작 논란…中네티즌 "다 알잖아"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 2008.08.16 19:41
↑ 허커신이 13세라고 보도한(빨간 밑줄 친 부분) 2007년 신화통신 기사 (인터넷 화면 캡처)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중국 여자 체조 선수 중 일부의 나이가 조작됐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AP통신은 15일 "중국의 신화통신사가 9개월 전 보도한 기사에는 허커신의 나이가 13세로 나왔다"며 "국제체조연맹(FIG)에서 규정한 16세 미만 출전금지 규정을 어겼다"고 보도했다. FIG는 건강 문제 등을 이유로 어린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을 막고 있다.

신화통신은 지난해 11월3일 '제6회 도시운동회의 새로운 10대 스타' 기사에서 허커신의 나이를 13세로 소개했다. 이 기사는 올림픽 개막을 전후해 나이 조작 논란이 불거지자 14일 홈페이지에서 삭제됐다.

미국의 주간지 타임도 13일 "허커신, 장위위안, 양이린이 올림픽 조직위원회에 16살로 등록돼 있지만 출생지역의 관련 기록에는 이와 다르게 적혀 있다"고 전했다. 이어 "나이 어린 선수들이 더 유연하며 중국 체육계에서는 나이 속이기가 흔하다"고 덧붙였다.

↑ 청두시 체육국 공식사이트에 허커신이 1994년생으로 나와 있다 (SOH제공)


이와 관련 대중국 인권방송 희망지성(SOH)은 중국 청두시 체육국 공식사이트에 올라온 2006년 1월 자료에는 허커신이 1994년1월1일 출생으로 돼 있다고 전했다. 지난 5월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도 허커신을 "14살의 팀원"으로 보도했다.

장위위안도 저장성 체육총국 선수 명단에 1993년 10월1일생으로 올해 15세에 불과한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2006년3월에 발급받은 여권에는 1991년11월1일로 돼 있다. 양이린도 중국 운동선수 인명부에 2006년까지 1993년생으로 표시됐다가 지난해부터 1992년으로 수정됐다고 알려졌다.


즉 허커신, 장위위안, 양이린의 실제 나이가 각각 14세, 15세, 15세임에도 16세~17세로 부풀려졌다는 주장이다.

중국 대표팀 측은 의혹을 완강하게 부인했다. 허커신은 13일 단체전 금메달을 딴 후 쏟아지는 외국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16살이 확실하다"고 못박았다. 이날 중국 언론은 외국기자들이 경기와는 상관없이 나이에 대해 공격적인 질문을 던졌다며 류산전 여자체조팀 감독이 의혹을 일축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관련기사가 중국 포털 소후닷컴 등에 올라오자 "우리 선수들은 자신들도 나이를 모를 것", "중국의 부패한 체육계 내막을 누가 알겠느냐", "16살이 절대 안 된다. 사실 우리도 보면 알잖아" 등의 댓글이 많이 달렸다.

일부는 "나이가 무슨 상관이냐. 미국팀을 이겼다", "펠프스의 약물 검사나 철저히 해라"며 의혹을 제기한 미국 언론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말부터 뉴욕타임스와 AP통신 등 미국 주요 언론은 이들 선수들이 올림픽에 나갈 수 없는 나이라며 보도해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FIG는 지난 9일 중국 당국이 이 선수들에게 발급한 여권을 근거로 "(연령조작 의혹에 대해) 이상 없다"는 결론을 내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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