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짙어진 먹구름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 2008.08.14 18:28

지구촌경제는 속속 침체속으로..하강리스크 뭉게뭉게

코스피지수가 옵션만기 부담을 떨쳐내고 1570선을 회복했다.
그러나 외국인의 현·선물 동시 순매수와 프로그램 매수세에 의한 것일 뿐 기본적인 체력이 보강된 것은 아니다.

외국인이 이틀만에 주식 순매수에 나선 것은 분명 좋은 시그널이다. 지난달 23일까지 사상최장기간인 33일 연속 순매도행진을 고수한 이후 매도강도가 현저히 약해지고 매수 빈도가 늘어나는 점은 향후 수급개선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2005년부터 순매도로 입장을 바꾼 외국인이 과연 순매수를 재개할 것이냐는 의문에 대해 자신있게 답할 사람은 없다.
당시보다 글로벌 환경이 악화되면 악화됐지 하나도 나아진 것이 없는 상태에서 단지 주가 낙폭 과다를 이유로 추세적인 주식매수에 나설 것으로 낙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하락추세로 돌아서면서 인플레 공포가 꺾이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는 점점 더 확고해지는 상황이다. 미국 부동산과 금융주 폭락세로 시작된 글로벌 증시 하락추세가 이제는 전세계적인 공통사안으로 번지는 양상이기 때문에 분석을 하면 할수록 부정적인 인식만 커지게 된다.

지구촌을 둘러볼 때 매력적인 곳을 찾기 어렵다. 증시가 빠질만큼 빠졌다고 해도 상승세를 시작한다고 말할 수 없다. 미달러 강세는 미국이 좋아진다기보다 미국외 국가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
원자재가격 하락은 이머징 국가의 투자 붐 종료를 뜻한다.

인도증시가 최근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언제 또 다시 나락으로 떨어질 지 모른다. 중국 증시는 올림픽 기간중에 보란 듯이 연일 연저점을 경신했다. 브라질과 러시아증시도 이미 무너져 내렸다.

유럽 경기는 본격적인 하강국면이다. 독일 7월 Ifo지수가 급락했고 유럽 제조업황지수는 2005년 중반이후, 유로 소비자신뢰지수는 2003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유로존 경기가 예상밖으로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
유로화가 1.50선 밑으로 급락하고 영국 파운드가 폭락한 게 다 이같은 경기둔화의 방증이다.

일본 경기 또한 다시 침체의 늪에 빠졌다. 2분기 성장률(GDP)이 -2.4%를 기록하면서 닛케이지수가 다시 1만3000선 밑으로 밀렸다.

한국의 대외 수출중 미국 일본, EU 등 선진국 비중이 30% 내외를 차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들 지역의 경기둔화는 국내 수출경기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게 된다.

그렇다고 중국 등 브릭스와 중남미, 중동이 좋으냐면 그렇지 않다. 선진국의 경기가 둔화될 경우 디커플링보다는 커플링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한다.

시차상의 문제만 있을 뿐 전세계 어느 국가, 어느 지역도 전염효과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일이다.

박상현 CJ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원자재 가격 조정은 이머징 지역에 대한 수출 둔화 리스크를 높이는 동시에 수출단가 하락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면서 "글로벌 경기가 완만한 조정으로 마무리될 지 아니면 하강국면으로 돌입할 지 갈림길에 들어서고 있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7월에 이어 이날 8월 옵션만기도 큰 무리없이 지나갔지만 다음달 9월 선물옵션 동시만기 시점까지 순풍이 불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6월 쿼드러플위칭데이 시점보다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가 2조원이 많은 상태에서 비차익거래 순매수가 언제까지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다.

1400대에서 이중바닥을 만들고 상승세로 전환한 코스피지수가 하락세를 재개할 경우 더 이상 수급공백을 메워줄 세력이 없는 점은 두고두고 문제가 될 수 있다.

주가가 확실한 방향성을 가진 채 오르기 위해서는 뚜렷한 주도주가 필요한데 IT전자 업종마저도 일관성을 지니지 못하고 있다. 지주사 설립을 위한 주가부양조치로 국민은행이 시작한 자사주 매입은 1주일이면 끝난다.

한국가스공사한전같은 경기 방어주조차도 추세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뉴욕증시가 떠도 같이 오르지 못하고 뉴욕이 하락하면 더 떨어질 것을 걱정하는 상황에서는 차분한 장기안목을 요구하기 어렵다.

단기적인 낙폭과다는 버틸 수 있다. 그러나 V자 급등없이 L자형으로 장기간 흐르게 되면 재테크 포트폴리오에 주식을 많이 포함한 쪽일수록 고통이 커진다.사방을 둘러봐도 웃음을 짓게하기보다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게 더 많다. 하루하루 상황이 급변하는 마당에 광복절 사흘 연휴 뒤의 일을 점치는 것은 무리다.

설사 1700선까지 오른다고 해도 그 이후 추세하락이 예정된 것이라면 앞날이 더 두렵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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