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레터]IBK證 '속 보이는' 수수료 정책

머니투데이 김성호 기자 | 2008.08.18 08:21
"처음부터 비싸게 받지 않으면 되지, 투자손실이 발생한 투자자에 대해 매도수수료를 받지 않는다는 건 뭡니까".

신설증권사 IBK투자증권이 주식투자로 원금손실이 발생한 투자자에 한해 매도수수료를 받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각 증권사들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수수료 인하경쟁으로 위탁수수료 수입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이제는 아예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는 증권사까지 나오다보니 그야말로 설상가상이라는 말 밖에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는 분위기 입니다.

수수료도 수수료지만 기존 증권사들을 더욱 화나게 하는 것은 IBK투자증권의 투자자이익보호를 앞세운 부분별한 수수료 정책입니다.

IBK투자증권은 온라인 주식 위탁매매의 경우 0.1%, 오프라인의 경우 0.5%의 수수료를 받고 있습니다. 온라인만 놓고 볼 때 업계 최저수준 0.015%보다 7배는 높은 수준입니다.

IBK투자증권이 위탁매매수수료율을 높게 책정한 이유에 대해 업계는 확실히 돈 되는 투자자만 받겠다는 타켓 마케팅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위탁영업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 IBK투자증권 입장에선 수수료를 비싸게 하나 싸게 하나 유치할 수 있는 투자자는 한정돼 있다는 얘기죠. 결국, 높은 수수료를 부과함으로써 손실 폭을 좁혀보자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IBK투자증권이 이러한 정책과 반하는 '무료 수수료'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겁니다. 물론, 원금손실이 발생한 투자자, 그것도 매도에 한해서만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는 것이지만 주식 투자자들에게 받아들여지는 인식은 크게 다릅니다.

최근 하나대투증권이 위탁수수료를 0.015%까지 인하하자 타 증권사들이 잇따라 수수료를 인하하고 나선 것도 "다른 증권사는 내리는데 너희들은 왜 내리지 않냐"는 투자자들의 항의가 빗발쳤기 때문인 것도 있습니다.

위탁영업보단 IB업무에 중점을 두고 있는 IBK증권은 위탁수수료를 덜 받고 더 받고 의미가 기존 증권사보다 크지 않을 겁니다. 이런 가운데 비싼 수수료를 제공하면서 한편으로는 원금손실 고객에 한정된 매도 수수료 무료검토를 하고 있는 것은 업계를 고려하지 않은 자기중심적 전략이라는 게 업계의 지적입니다.

증권업계의 첫발을 내딛은 IBK투자증권의 시장 경쟁력 확보 의지를 십분 이해하지만 50여개가 넘는 증권사들과 공존하는 방법도 고려해 봐야 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3. 3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
  4. 4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5. 5 1년 전 문 닫은 동물원서 사육사 시신 발견…옆엔 냄비와 옷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