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강국펀드, 강달러 타고 다시 비상할까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 | 2008.08.22 15:25

[머니위크]돈 되는 펀드, 돈 잃는 펀드

올해 IT 업종은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신정부 출범초 수출증대를 위한 ‘원화 약세’ 정책으로 IT업종은 올 상반기 시장수익률을 크게 상회했다. IT업체는 원/달러 환율 상승에 힘입어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에 연초 55만6000원으로 출발한 삼성전자는 지난 5월16일 76만4000원의 연중 최고점에 도달했다. 연초대비 37.4% 수익률을 올렸다.

LG전자도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연초 10만원으로 출발했지만 역시 5월16일 16만8000원으로 장중 최고가를 경신했다. 연초대비 68%의 놀라운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안겨줬다. 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1.9% 상승에 그쳤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150달러에 근접한 5월중순 이후 인플레 우려가 확산되면서 IT업종은 하루아침에 ‘미운오리 새끼’로 돌변했다. 글로벌 차원에서 인플레 우려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면서 소비둔화에 이에 따른 실적감소 우려감이 IT업종을 짓눌렀다.

순식간에 이익전망치의 하향 조정이 잇따랐다. 1분기 호재로 작용했던 '환율정책'도 악재로 돌변했다. 정부는 물가안정을 위해 외환보유액을 투입하면서까지 원화강세를 추구했다. 이같은 거시환경의 변화로 승승장구하던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주가는 하락추세로 돌아섰다.

삼성투신운용의 ‘IT강국코리아주식펀드’(이하 IT강국)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주가 명암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요동쳤다. 연초 이후 5월까지는 시장대비 초과수익률을 달성했다. 그러나 인플레 우려가 확산된 5월 이후 최근 3개월은 시장을 크게 밑돌고 있다.

2월초에서 5월초까지 'IT강국'의 3개월 수익률은 21.89%에 달했다. 하지만 이후 3개월은 -23.03%의 수익률로 시장수익률을 크게 밑돌았다. 결과적으로 연초이후 수익률은 -11.19%에 머물고 있다. 그나마 1분기 선전으로 코스피지수(-16.32%)보다는 나은 상태다(8월13일 기준).

WMI IT지수에 근거한 정통 IT섹터펀드

'IT강국'은 ‘WMI IT 지수’를 벤치마크로 삼고 있다. 머니투데이와 와이즈FN이 공동 으로 개발한 ‘WMI IT지수’는 국내 IT업계를 대표하는 삼성전자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NHN 등 80여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그렇다고 'IT강국'이 WMI IT 지수를 그대로 복제하는 것은 아니다. 업황과 실적 수급 등을 고려해서 WMIIT 지수내 30여개 종목을 추려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특히 삼성투신 리서치팀장의 애널리스트가 추천한 '최우선 매수종목'을 적극 편입해서 벤치마크 대비 초과수익을 추구한다. 한마디로 WMI IT지수를 단순 추종하는 인덱스펀드가 아니라는 얘기다.

6월말현재 편입 상위 10개 종목을 보면 이같은 원칙이 관철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삼성전자(11.95%) NHN(11.56%) LG디스플레이(11.44%) LG(11.26%) LG전자(11.23%) 하이닉스(10.43%) 삼성테크윈(6.95%) 삼성SDI(5.22%) 삼성전기(4.90%) 코덱스 반도체(4.63%) CJ인터넷(3.80%) 등을 편입하고 있다.

이중 가장 눈길을 끄는 종목은 LG. 'IT강국' 펀드를 운용하는 홍기석 리서치팀장은 "현행 간투법상 삼성전자를 제외한 종목은 펀드자산의 10%이상 편입할 수 없다”며 “LG전자의 향후 주가전망을 좋게 보고 있어 LG전자 투자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지주회사인 LG의 비중을 늘렸다"고 밝혔다. 그는 "6월말 현재 10%를 넘는 종목은 3개월이내 비중축소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7월들어 10위권 종목에 다소 변동이 생겼다. 2분기 실적발표후 NHN과 LG디스플레이의 비중이 축소됐다. 또 CJ인터넷은 10위권밖으로 밀려났다.

홍 팀장은 “미국 인터넷 업체인 구글의 주가가 6월 이후 조정을 보였고 촛불시위의 영향으로 NHN의 성장 모델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비중을 낮췄다"고 밝혔다. 또" LGD도 과잉생산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판단 아래 비중축소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대신 태양광 관련주인 소디피신소재의 비중이 늘어났다. 홍 팀장은 “고유가로 태양광 등 대체에너지업종의 전망이 좋아 소디피신소재를 적극적으로 사들였다”고 밝혔다.

강달러 전환으로 IT업종 재부상 기대감

최근 강달러 현상 등으로 IT업종의 주도주 재부상 여부가 시장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연초처럼 IT 업종이 환율수혜를 다시 입을 수 있을 지 시장참여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삼성투신은 "소비개선에 대한 지표가 나타나기 전까지 급격한 반등은 기대하기 힘들지만 실적악화에 대한 우려감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에 추가 하락가능성은 적다"는 입장이다.

홍 팀장은 "올 3분기 삼성전자를 비롯해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의 실적이 2분기보다 감소할 것이란 전망은 이미 현 주가에 반영된 상태"라며 "당장 가시적인 상승 모멘텀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추가 하락은 제한적“이라고 관측했다. 현시점에서 펀드에 가입해도 하락위험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반도체와 LCD는 올 4분기와 내년도 상반기를 기점으로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 그는 "핸드폰은 꾸준히 수요가 있어 특별한 모멘텀은 없다"고 지적했다.

외국인들이 최근 IT업종에 대해 순매수를 보이는 것은 공매도 물량을 되사는 ‘숏 커버’ 수요도 있지만 추가 하락위험이 적다는 판단도 한몫하고 있다는 게 홍 팀장의 분석이다.

이같은 판단 아래 "연내 업황 개선이 기대되는 반도체 업체를 먼저 매수한 후 좀 더 여유를 갖고 LCD종목의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즉 하이닉스 등 순수 반도체업체를 먼저 사들인 후 LG디스플레이 등 LCD종목은 내년 1분기말을 전후로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한편 'IT강국' 펀드의 특징중 하나는 1년에 최대 12번 수수료 없이 다른 섹터펀드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령 개인투자자들은 IT업종에서 고수익을 올린 후 소비재 업종이 유망하다고 판단될 경우 WMI 소비재지수를 벤치마크로 하는 '삼성강국 소비재펀드'로 갈아탈 수 있다. 삼성증권에서만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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