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물가 50% 급등 '10년래 최고'

수입물가 상승률이 수출물가 상승률을 2배 이상 앞지르며 10년5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천정부지로 치솟던 물가상승세도 다소 진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7월 수출입물가동향’에 따르면 수입물가지수(2005년=100)는 156.83을 기록, 한은이 통계 집계를 시작한 지난 71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50.6% 상승한 것으로 외환위기 당시인 98년 2월(53.9%)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이는 원자재 수입물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9.9% 상승했고, 중간재 및 소비재가 각각 34.8%, 20.1%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원자재 수입물가지수는 234.97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상승률은 지난 6월 기록했던 92.5%보다 소폭 하락했다.

수입물가는 전달대비 1.1% 상승했다. 환율하락 및 수요부진 등으로 자본재와 소비재는 소폭 하락했지만, 국제유가 상승과 원자재 가격 상승분의 영향으로 원자재(1.8%)와 중간재(0.9%)가 올랐기 때문이다.

7월 수출물가는 전년동기대비 25.1% 상승하며 지난달 25.2%에 이어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농수산품과 공산품은 각각 28.4%, 25.1% 상승했다.

수출물가는 전달대비 0.1% 상승했다. 컴퓨터영상음향 및 통신장비, 전기장비 등이 수요부진과 환율 하락 영향으로 내렸으나, 석유화학 및 고무제품, 금속1차제품이 국제유가 및 원재료비 상승 영향으로 올랐다.

이같이 수ㆍ출입물가가 여전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7월 들어 그 상승폭이 둔화된 점은 눈에 띈다. 원자재가 하락반전에 따라 가파른 물가상승폭이 꺾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물가상승의 가장 큰 요인은 국제유가 상승”이라며 “지난 7월 중순 이후 유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앞으로 이 같은 하락안정세를 유지한다면 물가상승폭은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원/달러 환율이 지난달 대비 1% 가량 하락하는 등 환율 움직임이 물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앞으로 현재수준의 월평균 환율이 유지된다면 물가상승폭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