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보다 비싼 전화가 있다? 없다?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 2008.08.14 12:00

'통계로 본 대한민국 60년 경제·사회상 변화'

-지구온난화로 남산 소나무 고사 우려
-오줌도 수출
-산아제한서 출산장려로 변화된 가족계획


집보다 비싼 전화? 21세기말에는 남산 소나무가 없다? 오줌이 수출된다?

통계수치를 바탕으로 변화된 생활모습과 경제상이다. 통계청은 14일 ‘통계로 본 대한민국 60년의 경제·사회상 변화’를 발표하면서 달라진 사회상을 정리했다.

◇집보다 비싼 집전화?=1980년대 전자식 교환기가 도입되기 전 전화 가입은 아무나 할 수 없었다. 1962년부터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으로 전화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지만 공급은 따라가지 못했다.

전화를 사고 팔거나 전·월세를 놓아주는 ‘전화상’까지 생기면서 전화를 둘러싼 부조리가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정부는 전화 매매를 금지키로 하고 1970년 9월1일 이전에 가입한 전화는 매매할 수 있도록 했고 이후 가입하는 전화는 금지하기로 했다. 매매할 수 있는 전화를 백색전화, 그렇지 못한 전화를 청색전화로 불렀다.

1970년 8월31일 전화가입자는 45만7280명이었다. 이들은 전화를 매매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었다. 이후 전화값은 더 뛰었다. 당장 전화가 필요한 사람은 백색전화를 살 수 밖에 없었다.

1978년 청색전화 신청 대기자는 60만명에 이르렀고 백색전화 가격은 260만원까지 치솟았다. 서울시내 50평자리 집값이 230만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집보다 전화가 더 비싼 셈이다.

◇21세기 말에는 서울 남산 소나무가 없다?=2000년대 1월 평균기온(영하 1.5℃)은 1910년대에 비해 3.4℃, 1970년대보다는 1.1℃ 상승했다. 2000년대 1월 최저기온은 영하 4.8℃로 1910년대보다 무려 5.1℃ 높아졌고 1970년보다는 1.3℃ 상승했다.

여름철 온도도 마찬가지다. 6월 평균기온은 23.2℃로 1910년보다 약 2.4℃ 높아졌고 최고온도(27.7℃)는 1910년대보다 1.1℃높아졌다.

이런 추세라면 21세기 말에는 서울 남산 소나무가 모두 말라죽고 열대림이 생길 수 있다. 환경부는 “2080년쯤 한반도의 현존 산림생물이 멸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구온난화에 따라 최근들어 한강이 어는 것을 볼 수 없다. 얼음을 잘라내는 풍경이 옛얘기가 된 셈이다. 제주도 특산물인 한라봉은 이제 경남 거제와 전남 고흥에서도 난다. 한류성 어종인 명태는 이제 동해에서 씨가 말랐다.

기온 상승으로 인천공항 활주로도 길어졌다. 인천공항 제1·2활주로는 3750미터(m)인 반면 제3활주로는 4000m다. 기온이 높아지면 비행기가 날기 위해 더 오래 더 멀리 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은 제3할주로를 설계하면서 2040년경 평균기온이 지금보다 4℃가량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오줌이 달러를 번다?=’여러분의 오줌은 귀중한 외화를 벌어들입니다’ 1970년대 공중화장실에 붙어있던 안내문이다. 사람의 오줌에서 추출하는 유로키나제가 중풍치료제로 수출됐다. 당시 유로키나제는 1킬로그램(kg)당 2000달러가 넘는 고가였다.

마땅히 수출할 게 없었던 우리나라에서 한 방울의 오줌을 모으기 위해 초중고교, 예비군 훈련장, 버스터미널 화장실에는 흰색 플라스틱통이 있었다.

과거 수출품목에는 은행잎도 있었다. 독일의 한 제약회사가 생산하는 혈액순환 촉진제 원료를 은행잎에서 추출했기 때문이다. 은행잎을 모으기 위해 환경미화원이 투입됐다.

이후 수출품목은 꾸준히 변화했다. 1970년대에는 섬유가 최대 수출품이었고 1980년엔 철강판과 선박이 주력 수출품으로 부상했다. 1990년에는 자동차가 10대 수출품에 꼈고 반도체는 2005~2007년 3년간 1등 수출품을 차지했다.

◇’적게 낳아라’에서 ‘많이 낳아라’로=1966년 공공기관에는 ‘3·3·35 운동에 참여합시다’라는 표어가 걸렸다. ‘3년 터울로, 3명만, 35세 이전에 낳자’라는 의미다. 적정자녀수를 3명으로 제한한 것이다.

가족계획은 1970년대에는 2명으로 줄었다. ‘딸·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대표적인 표어도 이때 나왔다. 1980년에는 ‘하나만 낳자'로 변했다.

그러나 2005년 출산율이 1.08명으로 세계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대로 두면 국가경쟁력을 위협하는 수준이 될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가족 정책은 180도 바꼈다.

1970년대 정관수술을 하면 예비군 훈련을 빼줬다. 하지만 정관복원수술이 보험대상이 됐다. 반면 수술한 가정에 생계비를 지원했던 불임수술은 건강보험 대상에서 제외됐다. 2자녀 이하에게 아파트 분양 우선권을 주던 제도는 이제 다자녀 가구로 바뀌었다.

그러나 떨어진 출산율은 좀처럼 높아지지 않았다. 2007년 출산율은 1.26명에 불과했다.

이밖에 타이피스트, 고물상, 광산개발업자가 주목 받았던 직업풍속도도 바뀌었다. 지금은 과거에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이색직업들이 나타났다. ‘미스터리 쇼퍼’(손님처럼 매장을 방문에 서비스 수준을 평가하는 사람), ‘사이처’(인턴세 학습사이트 교사), ‘프로게이머’ 등이 대표적이다.

또 버스 안내양은 추억속으로 사라지고 마이카시대가 도래했다. 1955년 1만8000대에 불과했던 자동차는 2007년 1642만8000대로 913배가 됐다. 같은 기간 자가용은 3891배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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