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流에 취한 한국 '당당한 친일파'

백진엽 기자, 강기택 기자, 김지산 기자, 정현수 기자 | 2008.08.15 08:38

스시, 사케, 자동차 등 일본 소비재 고급 이미지 한국 중상류층 파고들어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에 대해 분노의 목소리를 높이는 사이, 혼다차는 서울의 골목골목을 누비고 '스시에 사케 한잔'은 어느새 익숙한 보통 샐러리맨들의 저녁문화로 자리 잡았다.

중저가 공산품을 공급하는 'Made in China' 제품과 달리 일본 소비재들은 고급 이미지로 한국 중상류층을 파고들며 '구별 짓기 욕망'을 채우고 있다. 어느새 'Made in Japan'을 단 제품들이 건국60주년을 맞은 한국을 깊숙이 적시고 있는 것이다.

'저팬 프리미엄'이 가장 두드러지는 분야는 자동차다. 일본차들은 올 들어 7월까지 수입차 판매량 '톱10'에 6개 차종을 올려놓았다. 럭셔리 브랜드인 '렉서스'는 부자들의 애마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중산층들은 혼다의 대중차들을 선택하고 있다. 국산 중형차를 타던 이들이 현대차의 그랜저 대신 골라잡는 혼다 어코드 3.5모델의 경우 일본보다 한국에서 더 많이 팔릴 정도다.

한국무역협회의 조사결과 올 상반기 일본산 소비재 수입액은 20억3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1% 늘었는데 이 중 자동차 수입액은 3억4000만 달러로 29.9%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는 일본에서 역주행했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일본에서 겨우 240대를 팔았다. 지난해 일본 판매량이 1223대인 점을 감안할 때 올해 전체 판매량은 작년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칠 전망이다. 현대차는 서서히 일본 차시장의 '외로운 섬(獨島)'이 되고 있다.

수입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1997년 IMF 때와 비교하면 수입차에 대한 경계감, 특히 일제차에 대한 거부감은 거의 없어졌다"며 "독도 영유권 문제가 불거지면서 잠시 주춤하는 감이 있기는 하지만 판매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골프장은 '日流가 一流'가 되는 곳이다. 일본 골프의류 브랜드인 '블랙앤화이트'를 입고 야마하 드라이버와 미즈노 아이언으로 공을 치는 것이 '코리언 스탠다드'가 되고 있다.


블랙앤화이트는 티셔츠값이 평균 30만원대 중반, 바지값이 평균 40만원대 중반인 고가 브랜드인데도 수년전부터 꾸준한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도 연매출 15% 성장이 예상된다.

술집에서는 사케가 경제영토(시장)를 확대하고 있다. 상반기 일본에서 들어온 사케는 모두 752t(259만1000달러어치)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수입량은 46.1%, 수입액은 73.8% 급증했다. 사케 중에서도 고가제품이 많이 들어왔다는 얘기다.

젊은 층 사이에 인기를 얻고 있는 PC온라인 게임의 경우 이미 일본 콘솔 게임의 추격이 만만치 않은 상태다.

지난해 1월 정식 출시된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 DS 라이트(NDSL)'의 경우 현재까지 140만대(4월 기준)가 판매됐다.

소비자가격이 15만원이니 총 2100억원의 누적판매액을 기록한 것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일본 혼다의 자동차 '어코드 3.5'의 가격이 3900만원대라는 걸 감안하면 총 5400여대분의 자동차를 판 것과 맞먹는 수치다.

닌텐도는 이런 '인기'를 등에 업고 최근 가정용 게임기 '닌텐도 위(Wii)'까지 국내에 출시했다. '닌텐도 위'의 경우 지난 4월 26일 출시된 이후 출시 첫 달 약 4만여대의 판매량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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