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상반된 세력의 대결구도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 2008.08.14 08:20

미증시·원자재·환율·IT전자·중국 등 변수 수북

다우와 S&P500 지수가 이틀째 하락했다. 미국 경제지표가 좋지 않게 나왔고 금융주 불안이 지속됐다.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0종목 중에서는 알코아, IBM, 코카콜라, 그리고 국제유가(WTI) 상승에 따라 셰브론과 엑슨모빌 등 단 5개 종목만 상승했다.

미국 7월 소매판매가 0.1% 감소하며 5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자동차판매가 2.4% 떨어지면서 GM(-7.6%), 포드(-5.97%)가 하락했다.

신용위기의 골이 깊어 경기회복이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감이 지속되면서 금융주는 여전히 힘을 쓰지 못했다.
씨티(-3.94%), JP모간(-2.66%), BOA(-7.29%), AIG(-3.50%), 아메리칸익스프레스(-3.1%) 등 다우지수에 속한 금융주가 모두 떨어졌다.

세금환급분을 소진한 미국 소비자들의 추가 소비 여력이 제한적인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미국 최대 할인점인 월마트(-1.9%)와 백화점체인인 JC페니(-1.5%)도 하락했다. 그러나 미국 2위 백화점업체인 메이시는 장중반 이후 상승반전에 성공했다.

비록 다우지수가 1% 가까이 떨어졌지만 장후반 상승반전까지 시도했던 S&P500과 나스닥지수의 낙폭은 제한적이었다. 다우유틸리티와 러셀2000지수는 상승했다.

지난달 15일 연저점을 기록한 뒤 상승세로 돌아선 미증시의 추가 상승 기세가 약화되는 모습이지만 다시 침체로 빠지는 모습은 아니다.

이는 낙폭 과다 국면에 빠졌던 주가가 힘찬 반등을 이뤄냈지만 글로벌 경기둔화로 수요가 위축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가시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고 있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미국내 건설과 금융부문의 문제로만 인식되었던 서브프라임 문제가 시간이 갈수록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전반의 경기둔화와 연결되면서 궁극적으로 중국 등 신흥국의 성장동력에도 영향을 끼칠 것인지가 화두로 떠오른 셈이다.

하지만 주가가 급락을 피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춘다면 주가가 안정을 찾아간다는 결론이 가능하다. 반대로 안정권 돌입을 앞두고 주가가 다시 밀리기 시작한 점에 비중을 둔다면 펀더멘털에 대핸 재점검 필요성이 생길 수 있다.

즉 '유가의 드라마틱한 하락, 글로벌 증시의 주가 반등, 한 풀 누그러진 신용경색 이슈'는 주가 반등에 힘을 실어주는 반면 '글로벌 경기하강 구체화, 기업실적의 눈높이 조정, 잉여유동성 축소'는 주가 조정을 예상케 하는 변수로 작용한다.

때문에 어떤 변수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상이한 결론이 도출되는데 이번주 글로벌 증시의 약세 재개는 이러한 고민의 산물로 보여진다.

미국 7월 수입물가지수가 전년 동기대비 21.6% 급등하면서 조사가 시작된 8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원유류를 제외한 수입물가 상승은 8%에 그쳤다.

WTI가 나흘만에 상승하며 배럴당 116달러선을 회복했다. 구리(+3.75%), 콩(+5.8%), 옥수수(+5.9%), 밀(+7.6%) 등 상품가격이 급등하며 CRB상품지수도 2.4% 상승했다.
그러나 최근 급락세에 대한 일시 조정이지 원자재 가격의 상승추세 재개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원자재 가격 하락은 글로벌 증시의 디스카운트 요인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시키고 글로벌 증시 유동성을 확충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경기회복 과정에서 완만한 인플레이션이 진행될 경우 오히려 구매력을 강화시키면서 수출환경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의 하락을 신흥국가의 투자 붐 종료로 해석한다면 부정적인 해석도 가능하다.

아시아시장 시총 상위 100대 기업중 86개 기업이 금융업종과 상품관련 업종에 포진돼 있기 때문에 원자재 가력 하락이 이들 주가에 부정적일 수 있다.
지난주초 코스피시장에서 철강과 조선업종이 폭락했던 것이 이러한 우려를 대변한다. 소재와 산업재 주가가 앞으로도 힘을 받지 못한다면 증시 전반적인 상승기조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

달러강세에 대한 해석도 상이하다.
미달러 강세 전환이 글로벌 증시 및 경기 회복의 시그널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아시아 시장에서의 외국인 철수와 미국을 제외한 여타 국가의 상대적인 저조를 대변하는 것으로도 해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강세가 달러표시 자산에 대한 선호를 높여 미증시 상승에 기여하겠지만 환율 상승을 예상하는 외국인의 아시아시장 탈출을 촉발시킬 수 있다.
유로화처럼 캐리트레이드 대상이 아닌 통화의 약세는 유로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강화시킬 수 있으며 최근 5일 연속 상승하면서 1040원선에 육박한 원/달러 환율도 코스피시장에서의 외국인 탈출 욕구를 자극할 수 있다.

이렇듯 미국 경제와 증시는 물론 원자재 및 달러 동향에 대해 짚어봐야 할 필요성이 생기고 있다.
여기에 중국 증시 움직임까지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상황이 다소 복잡해지고 있다.

중국 증시 움직임이 국내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제한적이지만 중국 증시가 회복되지 못한다면 중국 관련주가 상당하고 중국 의존도가 높아진 한국 증시가 독자 노선을 걷기는 어렵다.

지난달 25일부터 연일 상승하고 있는 D램반도체지수(DXI)가 장중 한때 3000선을 돌파하며 연고점을 경신하는 등 IT전자 업종에 대한 시각은 매우 긍정적으로 변했다.

외국인도 코스피 대부분의 업종에서 매도세를 이어가는 데 반해 전기전자와 의료정밀 업종, 즉 IT전자 업종에 대해서는 그동안의 관점을 바꾸고 차별적인 매수에 나서기 시작했다.
7월 이후 꾸준히 매도우위를 보였던 기관도 이달 들어서면서 전기전자 업종에 대해 매수로 전환하고 있다.

하지만 IT전자 업종만으로는 지수를 이끌 수 없다. 지수가 박스권에 갇힌 채 업종별 대응에 나서야 한다면 시총 비중이 높은 대형주보다는 소형주에 집중하는 전략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옵션만기일인 이날은 프로그램 매물 출회 규모가 관건이다. 전날 기준 매수차익잔고가 7조4746억원으로 지난 7월물 만기에 비해 3000억원 정도 낮은 상태지만 베이시스가 낮아졌기 때문에 5000억원 내외의 매물 출회가 예상된다.

비차익거래 순매수가 11일째 이어지고 있고 전날 동시호가 때 500억원의 매수세가 추가유입된 것에 비추어 옵션 단독 만기일에서 별다른 충격은 예상되지 않는다.

그러나 거래심리가 회복되지 못한 상태에서 광복절 연휴를 앞두고 적극적인 매수대응에 나설 세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베이시스가 0.7 밑으로 추락하면서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질 경우 저가 매수에 가담하는 정도가 예상된다.

1500∼1700선의 예상 박스권에서 아직 1600선조차 회복하지 못하는 하단에 머물고 있다.
1500선 재붕괴시에는 지수가 1200∼1500으로 한단계 레벨 다운을 하겠지만 상황이 극도로 악화되지 않는다면 120일선이 지나가는 1700선까지는 반등이 가능하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그러나 1700선에 이르러도 사상최고치(2085)를 넘지 못하는 한 베어마켓 랠리의 꼬리표를 떼지 못하는 한계를 지닌다는 게 두고두고 문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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